코로나 선별진료소 안내요원 전지영씨 "하루빨리 종식 됐으면…"
"벌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발생한지 6개월인가요? 매일 선별진료소에서 유증상자들만 상대하다 보니 시간가는 줄 몰랐네요. 하루빨리 코로나 유행이 종식되면 좋겠습니다."

이대서울병원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안내‧접수요원으로 근무하는 전지영(26)씨의 말이다. 2018년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준비하던 그는 올해 3월 초 이대서울병원 선별진료소 요원 채용공모에 합격해 근무하고 있다.

처음에는 별다른 걱정 없이 지원했다. 이후 면접관에게 "병원에서 코로나19 유증상자를 상대해야 한다"는 말을 듣고 덜컥 겁이 났다. 면접을 마친 뒤 돌아간 집에서 부모님은 "코로나19를 종식하는데 니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망설이지 말고 일을 해라"고 조언했고 이 말이 큰 힘이 돼 선별진료소 근무를 결심했다.

처음 방호복을 입고 선별진료소를 찾은 유증상자를 마주쳤을 때는 두렵고 떨렸다. 하지만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용기를 내 선별진료소를 찾은 그들에게 고맙고 애틋한 마음이 들었다.

"자신이 확진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두렵고 마음이 무거운 이들에게 나라도 더 친절하게 대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검사 받으러 온 사람들에게 두려운 티를 내지 않으려고 노력했죠."

선별진료소를 찾은 유증상자들은 전씨에게 큰 힘이 됐다. "힘내세요", "고생하시네요"라는 인사를 들으며 하루하루 보내다보니 3개월이라는 시간이 금새 지나갔다.

수많은 환자 중 가장 기억에 남는 환자는 올해 4월 선별진료소를 찾았던 60대 남성환자다. 그는 "60대 남성 환자가 몸도 가누지 못한 상태에서 확진검사를 받기 위해 선별진료소를 찾았다"며 "접수를 하다 보니 아버지와 동갑이었다"고 했다. 그는 "환자를 바라보다 아버지 생각이 나 갑자기 눈물이 쏟아졌다"고 회상했다. 환자는 다행히 음성 판정을 받았다.

선별진료소 근무를 시작한 뒤 전씨는 퇴근한 뒤에도 외출을 자제하고 친구들과의 만남도 줄였다. 혹시라도 문제가 생길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전씨의 꿈은 작가다. 그는 "선별진료소를 운영하는 마지막날까지 일하겠다"고 했다. 그는 "코로나19가 우리를, 사회를, 국가를, 지구촌을 힘들게 하고 있지만 그 힘들고 어려웠던 시절도 결국 우리가 함께 이겨냈다는 것을 글로 남기고 싶다"고 했다.

김충종 이대서울병원 감염관리실장(감염내과)은 "환자 진료를 담당하는 의료진의 헌신적 노력과 묵묵히 선별진료소를 지탱하는 여러 진행 요원의 노력이 합쳐져 코로나19와 싸우고 있다"며 "감염병에 대한 무서움, 땡볕, 장대비, 흙먼지에도 불구하고 지역사회 감염병 차단을 위해 노력하는 모든 진행 요원에게 감사하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