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글쓰기의 문제점을 뒤늦게 깨닫고 깊이 반성"

지인들과 나눈 사적인 대화 내용을 소설에 인용해 논란을 일으킨 작가 김봉곤이 결국 공식 입장문을 통해 피해자와 독자, 출판사와 동료 작가들에게 사과했다.

논란이 발생한 지 약 열흘 만이다.

김봉곤은 21일 트위터에 글을 올려 "그간의 모든 일에 대해 사죄드린다"면서 "제 소설로 인해 고통받은 '다이섹슈얼'님과 '0'님께 사죄드린다.

독자 여러분, 출판 관계자분, 동료 작가분들께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특히 김봉곤은 '여름, 스피드'에 등장하는 '영우'라고 밝힌 남성을 거론하며 " '0'님의 문제 제기를 인정하고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부주의한 글쓰기가 가져온 폭력과 피해에 다시 한번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고유의 삶과 아픔을 헤아리지 못한 채 타인을 들여놓은 제 글쓰기의 문제점을 '다이섹슈얼'님과 0님의 말씀을 통해 뒤늦게 깨닫고 이를 깊이 반성한다"고 덧붙였다.

김봉곤은 또 단편 '그런 생활'로 받은 제11회 문학동네 젊은작가상도 반납하겠다고 밝히고 "앞으로도 이 문제를 직시하며 책임감 있는 자세로 임하겠다"고 약속했다.

김봉곤, '사적대화 인용' 공식사과…"젊은작가상 반납"
사적 대화 무단 인용 논란으로 문제가 된 소설책은 이미 출판사에 의해 모두 판매 중단됐다.

해당 작품은 단편 '그런 생활'이 실린 소설집 '시절과 기분'(창비)과 '제11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단편 '여름, 스피드'가 실린 소설집 '여름 스피드'(이상 문학동네)이다.

이번 사태는 지난 10일 자신이 '그런 생활'에 등장하는 'C 누나'라고 밝힌 여성이 자신이 김봉곤에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 내용이 소설에 그대로 인용됐다고 폭로하면서 시작됐다.

이어 지난 17일엔 자신이 '여름, 스피드'에 등장하는 '영우'라고 밝힌 한 남성도 과거 김봉곤에게 보낸 메시지 내용이 동의 없이 소설 도입부에 인용됐다고 주장하면서 논란이 더 커졌다.

작가와 출판사는 피해자임을 주장하는 사람들의 항의에 미온적으로 대처하면서 일을 키웠다는 지적도 나왔다.

일부 독자와 작가 사이에선 문학동네와 창비에서 발간하는 책 구매나 원고 청탁을 거부하자는 움직임도 일었다.

동성애자임을 밝힌 김봉곤은 2016년 등단 이후 동성애를 주제로 한 사소설(私小說) 형태의 작품을 써왔는데, 이를 스스로 '오토 픽션'이라고 불러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