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서 온 외계인 보고서·삼성 라이징

▲ 세계 경제가 만만해지는 책 = 랜디 찰스 에핑 지음, 이가영 옮김.
유럽의 투자은행과 국제 컨설팅 기업 등에서 25년 넘게 활동해온 금융 전문가가 세계 경제의 기초 지식부터 그린 뉴딜 같은 미래 경제 트렌드까지 반드시 알아야 할 세계 경제의 핵심을 생생한 사례를 들어 알기 쉽게 설명한다.

경제학 교과서에 등장하는 복잡한 수식은 가급적 배제하고 기초적인 개념과 그것이 우리 일상에 미치는 영향을 알려줘 세계 경제를 큰 틀에서 바라보는 시야를 갖도록 돕는다.

세계 경제에 관한 기초 지식을 다룬 1장에서는 세계 경제의 융합적 성격과 디지털 경제로 만들어낸 새로운 돈의 개념, 국제금융기구의 역할, 국가 간 경제력 비교 등에 관해 해설한다.

이어지는 장들에서는 세계 경제와 국제금융이 나의 경제생활에 미치는 영향, 온라인 경제, 사물 인터넷, 로봇과 인공지능, 공유경제 등 새로운 추세들이 가져온 변화에 대해 논하고 세계화와 무역전쟁의 이면을 들여다본다.

또 기후변화, 더 나은 자본주의, 노동운동, 보편적 의료보장 등 미래의 경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관한 이슈들에 관해서도 설명한다.

밀레니얼 세대가 선호하는 뉴스레터 형식으로 일러스트와 함께 본문을 구성해 초보자도 부담스럽지 않게 접근할 수 있도록 했으며 각 장의 말미에 언론이나 인터넷 등에 자주 등장하는 경제 용어 해설을 담았다.

어크로스. 412쪽. 1만6천800원.
[신간] 세계 경제가 만만해지는 책
▲ 미래에서 온 외계인 보고서 = 박상준 지음.
우주여행부터 냉동 인간과 사이보그, 외계인에 이르기까지 공상 과학 영화나 소설에서 자주 다뤘던 소재를 통해 과학 원리와 과학계의 이슈를 풀어낸다.

SF 영화 '어비스'에는 쥐가 완전히 물에 잠긴 상태에서 숨을 쉬며 돌아다니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것은 컴퓨터 그래픽으로 합성한 것이 아니라 실제로 직접 촬영한 것이다.

이것을 가능케 한 퍼플루오로데칼린이라는 물질은 포유류의 폐에 들어가면 이산화탄소와 산소의 교환 작용을 일으켜 숨을 쉬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낸다.

인간이 우주로 진출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은 중력을 벗어날 만큼 강력한 에너지를 내는 일이며 지금까지는 로켓만이 그 일을 해낼 수 있었다.

그러나 저자는 지구에서 우주 궤도의 정지 위성을 연결하는 '엘리베이터'를 만드는 것이 지구 중력을 탈출하는 간단한 해법이 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것은 이미 1895년 러시아 우주과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콘스탄틴 치올코프스키가 처음 구상했고 아서 클라크가 1979년 발표한 장편소설 '낙원의 샘'에도 등장하는 개념이며 기술적으로는 가능하다는 것이 저자의 설명이다.

이와 반대로 SF 영화나 소설에 자주 나오는 인간의 인공동면은 현재 기술로는 실현 불가능하다.

인간의 몸을 냉동시켰다가는 세포 내 수분이 얼면서 세포벽을 다 찢어버릴 것이니 다시 깨어날 수 없다.

미국의 한 재단이 시행하는 사망자의 냉동 보존 사업은 혈액을 모두 빼낸 뒤 일종의 부동액 성분을 채워 넣는 방법으로 신체를 보존하는 것에 불과하며 이렇게 보존된 신체가 생명을 회복할지는 완전히 별개의 문제다.

책은 이 밖에 영화로도 만들어진 아서 클라크의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부터 떠오르는 신예 작가인 류츠신의 '삼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SF에 나타난 장면의 실현 가능성과 그 속에 감춰진 과학 이론을 알기 쉽게 설명한다.

을유문화사. 336쪽. 1만5천원.
[신간] 세계 경제가 만만해지는 책
▲ 삼성 라이징 = 제프리 케인 지음, 윤영호 옮김.
수년간 한국에 머무르면서 삼성에 관해 취재하고 '이코노미스트', '월스트리트저널', '타임' 등에 기고해온 저자가 설탕, 종이 등을 생산하던 개발도상국의 작은 기업 삼성이 40년 만에 세계를 선도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기까지의 비사를 파헤친다.

저자는 2010년 취재를 위해 처음 삼성 수원 캠퍼스를 찾은 이래 10년간 삼성을 추적하며 400명 이상의 전·현직 삼성 임직원과 관련 정치인, 사업가, 언론인, 사회운동가, 창업주 가문의 구성원을 인터뷰했으며 이 책은 그 같은 취재 노력의 성과물이다.

책을 쓰는 데 삼성이 협조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책에 따르면 삼성의 창업자인 고 이병철 회장은 1983년 11월 한국에서 28세이던 스티브 잡스를 만났다.

잡스는 미래는 모바일의 시대가 될 것을 알고 있었고 이병철 회장은 이 총명한 청년이 보여준 청사진을 통해 미래를 엿볼 수 있었다.

이 만남은 삼성이 반도체로 눈을 돌리게 되는 계기를 마련해줬으며 삼성이 없었다면 애플의 아이폰도 없었을 것이고 잡스가 없었다면 오늘의 삼성도 없었을 것이라고 저자는 지적한다.

책은 1938년 청년 이병철이 청과물과 건어물을 파는 가게를 차리고 '삼성상회'라는 이름을 내걸었을 때부터 우여곡절 끝에 이뤄진 2세 이건희 회장으로의 경영권 승계, 이건희 회장의 '프랑크푸르트 선언', 3세 경영권 승계와 그로 인한 수사, 재판 등 삼성의 역사에 큰 변곡점이 됐던 사건들을 훑는다.

저자는 "이씨 왕조의 몰락은 회사의 꾸준한 성장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삼성은 당분간 후계자를 잃을지 모른다.

하지만 한국은 여전히 삼성공화국이며, 그 이름의 공화국은 존속하고 있다"는 말로 책을 마무리한다.

저스트북스. 520쪽. 2만2천원.
[신간] 세계 경제가 만만해지는 책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