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향하는 미성년자 성폭행 혐의 왕기춘 [사진=연합뉴스]
법정 향하는 미성년자 성폭행 혐의 왕기춘 [사진=연합뉴스]

왕기춘 측 "연애 감정 있었다"

미성년자인 제자를 성폭행한 혐의(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구속기소된 전 유도 국가대표 왕기춘(32)이 재판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왕기춘의 변호인은 10일 대구지법 형사12부(이진관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국민참여재판 진행 여부 결정을 위한 공판준비기일에서 "피고인과 피해자는 연애 감정이 있었고 합의하에 성관계를 가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성관계 과정에서 폭행 등은 없었고, 성 착취도 아니다"고 강조했다.

피해자 측은 재판 전체 과정을 비공개로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재판부는 "공개 재판이 원칙"이라며 "재판 진행 중 비공개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관련 조치를 하겠다"고 받아들이지 않았다.

왕기춘 측은 지난달 26일 열린 첫 공판에서 국민참여재판을 원한다고 답한 바 있다.

법조계에 따르면 국민참여재판은 시민 중에서 무작위로 선정된 배심원들이 재판에 참석해 유·무죄 평결과 양형에 관한 의견을 내리는 재판 방식이다.

형사사건을 대상으로 하며, 국내에서는 2008년 2월12일 대구지법 11호 법정에서 처음 열렸다. 배심원들은 심리에 관여한 재판부와 함께 토의하며 양형에 관한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 다만, 배심원들의 평결과 양형에 관한 의견은 권고적 효력만 갖는다.

재판부는 오는 22일 1차례 더 공판준비기일을 가진 뒤 참여재판 진행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왕기춘은 2017년 2월26일 자신이 운영하는 체육관에 다니는 A(17)양을 성폭행하고 지난해 2월 같은 체육관 제자인 B(16)양을 성폭행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로 기소됐다.

또 지난해 8월부터 올해 2월까지 B양과 주거지나 차량 등에서 10차례에 걸쳐 성관계하는 등 아동에 대한 성적 학대를 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에 대한유도회는 지난 12일 왕기춘을 영구제명하고, 삭단(단급을 삭제하는 조치) 징계를 내렸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