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쓴 시민들 (사진=연합뉴스)
마스크 쓴 시민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방역대응체계로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대중교통 이용 시는 물론 교실에서도 회사에서도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된 시대다.

마스크는 코로나19의 전파를 막기 위한 가장 효율적인 도구지만 이로 인해 불편을 호소하는 이들이 있다.

바로 입모양으로 상대방의 의사를 알아채야 하는 청각장애인들이다.

지난 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정부에서 ‘입이 보이는 투명마스크(이하 투명마스크)’를 제작해 청각장애인의 소통과 안전을 보장해달라"는 글이 게시됐다.

청원자는 마스크로 입을 가린 상황이 청각장애인들에게는 소통의 벽이 됐음을 주장했다. 소통의 문제는 단순히 '불편함'의 문제가 아닌, 청각장애인의 생존권의 문제라는 것이다.

보건복지부 장애인 등록 현황에 의하면 2019년 기준 국내 등록 장애인 수는 2,618,918명이며 그 중 청각장애인은 377,094명으로 약 14.5%를 차지한다.

청각장애인의 의사소통방법으로는 수어, 구화, 말(음성언어), 필담, 몸짓 등이 있다. 2017년 보건복지부 장애인 실태조사에 의하면 그중 청각장애인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의사소통방법으로 ‘말(음성언어)’이 88%를 차지한 것을 볼 수 있고, ‘수어’가 3.8%, ‘구화’가 3.4% 비율을 보이고 있다.

큰 비중을 차지한 말(음성언어)과 수어, 구화의 공통점은 입 모양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점이다.

청원자는 "인공달팽이관 수술을 하거나 보청기를 착용한 청각장애인은 소리를 들을 수는 있어도 상대방의 입 모양을 읽어야 온전히 그 뜻을 이해할 수 있다"면서 "수어를 사용하는 청각장애인의 경우도 수어를 할 때 입 모양과 표정에 따라 같은 동작도 다른 뜻이 되어버리기 때문에 마스크를 착용하면 소통의 어려움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입 모양을 볼 수 없는 상태에서 대화를 나눈다는 것은 청각장애인에게 소통의 창구를 막아버리는 것과 다름없다는 것이다.

청원자는 "학생들은 입모양이 보이지 않아 수업을 따라가지 못해 학습권을 보장받지 못하고, 직장인에게는 구성원 간의 소통의 어려움으로 직장생활을 하는데 크고 작은 어려움이 나타난다"면서 "이는 곧 생활을 넘어선 생존의 문제로 다가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이 낮은 저학년 학생들은 입모양이나 얼굴 표정이 보이지 않을 때 대화의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면서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하여 일부 민간단체, 기관에서는 입모양이 보이는 투명마스크를 자체제작하고 무상배포하고 있지만 보건용 마스크에 비해 가격이 비싸 수량을 충당하기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실제 온라인 쇼핑몰에서 청각장애인들을 위해 제조된 가운데가 투명한 마스크는 1만원대부터 4만원대까지 판매되고 있다.

한편 네이버오디오클립 '스타책방'에서는 무료로 엄선된 명작 동화를 들을 수 있다. 청각장애인 부모를 둔 아이들은 평생 부모님의 목소리로 읽어주는 동화책을 들을 수 없다는 상황을 듣고 가수, 배우, 개그맨 등 각계 톱스타들이 재능기부로 동화책 읽기에 동참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도서관이나 야외 활동에 제약을 받는 일반 가정의 아이들에게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