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기사와 무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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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원로배우 매니저가 업무 외에 잡다한 가사일을 맡아서 해야했다는 폭로를 하며 연예계를 뜨겁게 달군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온라인 커뮤니티에 "업무와 무관한 잡무를 시키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문의글이 게재됐다.

A씨는 "한 연예인 매니저가 업무와 관련없는 가사일 등을 지시받았다며 이른바 '갑질'을 당했다고 주장한 사건을 보며 의문이 생겼다"면서 "일정 수준 업무와 관련성이 있는 잡무를 시키는 것은 이해할 수 있는데 가사일까지 지시하는 것은 어디까지 받아들여야 하는 거냐"고 질문했다.

이어 "일반적으로 나이가 많은 분들은 당연히 도와줘야한다는 인식이 있는지 궁금하다"며 "우리 가족도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데 부모님이 직원에게 가사일을 시킨 적이 있다면 나는 크게 실망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최근 배우 이순재의 전 매니저로 두 달 동안 근무한 적이 있다고 밝힌 김모씨가 갑질과 부당해고를 당했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었다. 고용 문제는 소속사와 전 매니저 간의 일로, 이순재의 소속사 측은 "정당한 이유 없이 로드매니저와의 계약을 해지한 사실은 없다"면서도 "로드매니저의 진정으로 노동청에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노동청에서 결정을 할 것이고 이로 인한 모든 법률상 책임 내지 도의적 비난은 달게 받겠다"고 밝혔다.

특히 대중들이 크게 관심을 가진 것은 김 씨가 이순재의 부인이 집안일을 시켰다고 주장한 부분이었다.

이를 두고 이순재 측은 "이순재와 부인 모두 80대의 고령으로 특히 부인은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아 항상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그동안의 로드매니저들은 50~60살 정도 차이 나는 손자 뻘의 나이였다. 집에서 나가는 길에 분리수거 쓰레기를 내놓아 달라거나 수선을 맡겨달라고 부탁하거나, 집에 들어오는 길에 생수통을 들어달라거나, 배우를 촬영 장소에 데려다 주는 길에 부인을 병원 등에 내려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그간의 로드매니저들은 고령에 건강이 좋지 않은 부인을 배려해 오히려 먼저 이런 일을 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에 부인도 도움을 받는 일에 어느 정도 익숙해져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고 입장을 전했다.

이순재 역시 "나는 막말이나 갑질을 한 적이 없다. 그러나 아내가 몇 차례 일을 시킨 점은 분명한 잘못이기 때문에 직접 사과했다"며 "아내는 이전의 매니저들이 도와주던 걸 떠올리며 힘든 게 있을 때 부탁을 한 것이지만 받아들이는 입장은 다를 수 있다. 아내의 행동이 확실한 잘못이기에 사과를 했다"고 전했다.

이를 두고 네티즌들의 의견도 꽤 분분한 상황이다. 일부는 "선의로 도움을 주고 받는 상황이나 관계라면 꼭 업무적인 일이 아니더라도 기꺼이 해줄 수 있다고 본다", "이런 일은 서로 대화로 풀 수 있는 문제 아닌가"라고 주장하는가 하면, 또 다른 이들은 "분명한 목적을 두고 고용한 사람에게 합의되지 않은 일을 시키는 것은 잘못이다", "본인 업무가 아닌데 굳이 집안일까지 해줄 이유는 없지 않느냐" 등의 의견을 내고 있다.

한 취업포털이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직장인 64.3%가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한 적 있다고 응답했다. 직장 내 괴롭힘, 이른바 갑질을 일삼은 상대방으로는 '직속 상사, 사수, 팀장'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51%로 가장 많았다. 이어 다른 부서의 상사, 임원급, 대표 순이었으며, 동료나 동기가 괴롭힘의 가해자로 지목되기도 했다.

직장 내 괴롭힘 유형으로는 '업무와 무관한 허드렛일 지시'가 가장 많은 득표를 받았다. 이어 '욕설·폭언·험담 등 명예훼손'과 '업무능력 및 성과 불인정·조롱'이 공동 2위에 올랐다. 또 '회식참석 강요', '근무환경 악화', '근무시간 외 SNS로 업무 지시', '사적 용무 지시', '근로 계약 내용 불이행', '체육대회·장기자랑 등 사내 행사 참여 강요', '따돌림' 등도 직장 내 괴롭힘으로 꼽혔다.

※[와글와글]은 일상 생활에서 겪은 황당한 이야기나 어이없는 갑질 등을 고발하는 코너입니다. 다른 독자들과 공유하고 싶은 사연이 있다면 보내주세요. 그중 채택해 [와글와글]에서 다루고 전문가 조언도 들어봅니다. 여러분의 사연을 보내실 곳은 jebo@hankyung.com입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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