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승의 과학 콘서트

▲ 나무 이야기 = 케빈 홉스·데이비드 웨스트 지음, 김효정 옮김.
우리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친 100가지 나무의 이모저모를 세밀화와 함께 소개한다.

은행나무는 2억 년 전의 모습을 지금까지 유지하는 유일한 식물이어서 '살아있는 화석'이라고 불린다.

강한 생명력을 지닌 것으로 유명해 일본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떨어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폭발 중심지로부터 1㎞ 거리 내에 있던 은행나무 최소 6그루가 되살아났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다.

주목은 수명이 매우 길어 웨일스의 한 교회 묘지에 사는 주목은 나이가 무려 5천63살이라고 한다.

독성이 있는 데다 창과 활의 재료로 쓰여 고대 지중해 문명에서 주목은 죽음을 상징했다.

중남미 음식에 많이 쓰이는 과일과 나무의 이름인 '아보카도'는 '고환'을 뜻하는 멕시코 원주민어에서 비롯됐다.

아보카도 열매의 모양은 물론 짝을 지어야 열매가 열리고 그것을 먹으면 생식능력을 높일 수 있다는 원주민들의 믿음이 이 이름과 연관이 있어 보인다.

바나나는 다년생 '풀'이면서도 이 책에 실리는 '영예'를 안았다.

선사시대에 쌀보다 먼저 재배돼 인류에게 향긋하고 맛있으면서도 간편한 음식을 제공해 줬고 최고 15m까지 자라는 큼직한 체구까지 갖췄으니 그만한 자격은 있다.

한스미디어. 224쪽. 2만2천원.
[신간] 나무 이야기·작가의 뜰

▲ 작가의 뜰 = 전상국 지음.
'우상의 눈물' 등 소설을 쓴 원로 작가가 강원도 산자락에 '문학의 뜰'을 조성해 가꿔 가며 겪고 느꼈던 식물과 인생, 문학 이야기를 들려준다.

첫 번째 글의 제목 '움직이는 나무'는 아내를 일컫는 말이다.

아내가 잣나무 숲속 '문학의 뜰'에서 쑥부쟁이, 개미취, 둥굴레, 은방울꽃, 금낭화 등을 심고 있는 모습을 이렇게 부른 것이다.

저자는 그 모습을 보고 꽃 가꾸기를 좋아했던 할머니를 떠올린다.

그리고 할머니의 영향으로 자연과 가까이했던 어린 시절, 꽃을 좋아하는 아내와의 만남, 오랜 세월 마을을 든든히 지켜온 밤나무와 느티나무에 얽힌 추억 등 자연과 함께해온 한평생을 돌아본다.

특히 고등학교 시절, 어휘력과 문장이 젬병이라는 평을 들으며 백일장에 참석할 기회조차 얻지 못한 그가 학교를 빠져나와 마주친 소양강 가의 미루나무와 뱀산의 진달래꽃, 그곳에서 바라본 움막 속 나환자 부자에 대한 묘사는 소설을 읽는 듯한 느낌을 준다.

저자는 마지막 글에서 "우리 할머니가 그 시절 그랬듯 나 또한 들꽃 한 포기, 나무 한 그루를 그냥 지나치지 못했다.

내가 능청스레 감추고 사는 염세·염인증의 자가 치유의 바이블이 바로 자연이었기 때문이다"라고 썼다.

샘터. 300쪽. 1만4천500원.
[신간] 나무 이야기·작가의 뜰

▲ 정재승의 과학 콘서트 = 정재승 지음.
2001년 처음 출간돼 과학 도서로는 이례적인 인기를 얻으며 베스트셀러의 반열에 올랐던 책의 두 번째 개정증보판이다.

백화점 매장에서 할리우드 영화계까지, 토크쇼 스튜디오에서 심장발작 환자가 들어온 긴박한 응급실까지, 정교하고 아름다운 아프리카 전통가옥에서 시끄러운 영국의 레스토랑까지 다채로운 무대를 종횡무진으로 누비며 물리학이라는 렌즈로 인간과 사회를 새롭게 바라본다.

꽉 막힌 도로 위에서 차들의 응집현상을, 잭슨 폴록의 그림에서 프랙털 패턴을, 땅콩과 모래알갱이에서 알갱이역학을, 주식시장에서 카오스이론을 발견하는 과학자들을 따라가다 보면 복잡하고 이해할 수 없었던 우리의 삶과 세상에 다가가는 새로운 길을 만나게 된다.

출간 20년을 기념하는 이번 개정증보판에는 원고지 100매 분량의 '두 번째 커튼콜'을 통해 학문적으로 발전된 내용을 대거 보완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탄생하는 과정부터 사회적 성취가 이뤄지는 과정, 4차 산업혁명이 만들어내고 있는 변화와 같은 것들이다.

어크로스. 388쪽. 1만6천800원.
[신간] 나무 이야기·작가의 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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