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프로젝트 해' 첫 작품…5일까지 혜화동1번지 소극장
엄마는 왜 무녀가 됐을까…연극 '열 두 대신에 불리러 갈 제'
공부를 하고 싶었으나 여자라는 이유로 중학교에 못 간 서씨는 얼마 지나지 않아 시집을 가게 되고, 그 뒤로는 고생이 전부다.

남편의 폭력, 하루도 그치지 않고 쑤셔오는 통증 탓에 약을 입에 달고 산다.

복 없는 그에게도 금쪽같이 귀한 아들이 있다.

자신이 미련을 버리지 못했던 공부에서 크게 두각을 나타냈으나, 그만 대학 시험 당일 변고가 난다.

서씨 앞에 나타난 '만신'은 아들을 구하고자 한다면 자신을 따라 내림굿에 나서라고 한다.

서씨는 그렇게 고향 선산을 올라 기도에 나선다.

1일 서울 혜화동1번지 소극장에서 프레스콜을 선보인 연극 '열 두 대신에 불리러 갈 제'는 무당이 된 엄마의 이야기다.

내림굿의 한 대목을 작품 제목으로 따온 것처럼 만신, 무녀(巫女)로서 길을 걷는 서씨의 일대기이기도 하다.

극중 서씨가 무녀가 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몰입감이 커진다.

서씨는 물론 젊은 시절 서씨, 이를 연기하는 배우 역할까지 도맡은 배우 김현정은 1인극이나 다름없이 소극장을 꽉 채운다.

그의 남도 사투리는 처음에는 어색한듯싶다가도 어느새 차진 맛이 더해졌다.

엄마는 왜 무녀가 됐을까…연극 '열 두 대신에 불리러 갈 제'
그와 함께 작품을 끌어가는 건 극중 연출역을 맡은 배우 김진곤의 기타다.

다분히 거친듯한 통기타 소리는 배경음악으로, 때론 서씨의 질문에 답을 주기도 한다.

이번 연극은 극단 '프로젝트 해'의 창단 작품이다.

2009년 주정훈 작가의 신춘문예 당선작을 원작으로 삼았다.

주씨가 자신의 자전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집필한 희곡을 극단 대표인 이필주 씨가 연출을 맡아 풀어냈다.

많은 극단이 '코로나 19'로 휴지기에 들어간 상황에 어렵게 작품을 준비한 탓인지 프레스콜에 선 배우들 얼굴은 밝으면서도 묘한 피곤함이 묻어있었다.

5일까지 평일 오후 8시, 토·일 오후 4시. '인터파크' 예매 가능. 문의 ☎ 010-9330-2978(프로젝트 해)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