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자보호" vs "역차별" 극명 대립…불교·천주교 등 내부서 제정 목소리
'차별금지법' 뜨거운 종교계…찬반에 쪼개진 개신교계

29일 정의당이 발의한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놓고 종교계 안에서는 엇갈리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차별금지법 제정을 놓고 찬반이 극명하게 드러나는 곳은 개신교계이다.

진보와 보수 진영으로 나눠 상반된 주장을 펴고 있다.

진보 성향의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인권센터는 30일 '차별금지법 발의를 환영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내 "차별금지법을 발의한 국회의원들에게 강력한 연대를 표하며 21대 국회에서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통과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NCCK는 "차별금지법은 성서의 약자보호법이며 모든 생명에 자유와 해방을 선포하는 기독교의 희년법과 같다"면서 "이는 기독교의 사랑과 평등의 가치를 사회에 구현하는 실질적 실천"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차별금지법은 발의를 넘어 반드시 제정되어야 하며 서로의 다름을 넘어 마땅히 인정하고 포용하는 사회의 기본 근간으로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보수 개신교계에서는 성 소수자와 지지자들에 대한 혐오와 낙인, 정죄 등 사회적 약자들과 함께하는 신앙인들을 탄압하고 양심적 목소리를 내는 이들을 위축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성서 전체를 관통하는 사랑과 평등의 가치는 인권과 배치되지 않는다"며 "하나님의 형상을 닮은 모든 인간 존엄이 바로 서는 것, 서로를 평등한 눈으로 바라보는 것이 곧 차별금지법이 제정된 세상과 같다"고 설명했다.

'차별금지법' 뜨거운 종교계…찬반에 쪼개진 개신교계

이에 반해 보수 성향의 개신교 최대 연합기관을 중심으로는 차별금지법 반대 입장이 굳건하다.

대형 교단들이 속한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은 최근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기도회를 열고 회원 교단장 명의로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반대 성명을 발표했다.

이 단체는 성명에서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은 평등구현의 명분과 달리 심각한 불평등과 역차별을 낳을 가능성이 크다"며 "개별적 차별금지법은 차별영역과 차별 사유의 중대성과 심각성을 고려해 각 해당 법률에서 세밀하게 규율하지만,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모든 차별금지 사유를 동등한 비중으로 다루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결과적으로 동성애를 조장하고 동성결혼으로 가는 길을 열어주면서 이와 관련해 고용, 교육, 재화·용역 공급, 법령 및 정책의 집행 네 영역에서 폭발적인 사회적 갈등을 초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교총은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차별금지'의 이름으로 '표현의 자유'를 비롯한 '양심·신앙·학문의 자유'를 크게 제약하게 될 것이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여야 각 정당에 포괄적 차별금지법과 관련한 당론 공개도 요구했다.

불교와 원불교, 천주교에서는 차별금지법 제정에 함께하자는 주장이 내부 인권위원회 등을 중심으로 나온다.

'차별금지법' 뜨거운 종교계…찬반에 쪼개진 개신교계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와 원불교 인권위원회, 천주교인권위원회, NCCK 이주민소위원회로 구성된 '4대 종단 이주·인권협의회'는 지난 17일 서울 중구 가톨릭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주민 혐오와 차별을 금지하는 법률 제정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21대 국회는 차별금지법을 제정해 헌법과 UN 인권협약이 실질적으로 이행하도록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별도로 조계종 사회노동위는 올 1월 중순부터 목요일마다 서울 광화문에서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를 위한 기도회를 열어오고 있다.

이 단체는 지난 18일에는 국회 담장 주변을 오체투지로 돌며 관련 법 제정을 촉구했다.

사회노동위는 당시 기도회에 나서면서 "차별금지법 제정은 인권의 보편성을 위해 대단히 의미 있는 일이자 중요한 한 걸음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