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작가 실뱅 테송 '눈표범' 출간
'설산의 정령' 눈표범을 찾아 떠난 모험

전 세계에 남은 표범은 약 5천마리에 불과하다.

멸종 위기의 눈표범은 아프가니스탄 파미르 고원에서 동부 티베트, 알타이에서 히말라야까지 '세계의 지붕'이라 불리는 산악지대에 서식한다.

15억 인구가 맹수 행세를 하며 지구 곳곳을 점령한 가운데, 눈표범은 마치 인간을 피해 해발 5천m 고지대에 은신하듯 살아가는 셈이다.

'눈표범'(북레시피 펴냄)은 프랑스 저널리스트이자 작가, 여행가인 실뱅 테송(48)이 눈표범을 보기 위해 티베트로 떠난 여정을 담은 여행기다.

친구이자 동물 전문 사진작가 뱅상 뮈니에가 눈표범을 찾아 나선 모험을 함께 하자고 저자에게 제안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영하 30도보다 낮은 극한의 추위 속에서 30시간 이상 꼼짝하지 않고 잠복해야 하는 대장정이 펼쳐진다.

그 추위 속에 오래 기다린다고 눈표범을 만난다는 보장도 없지만, 저자는 눈표범에 이끌려 탐험에 합류한다.

그는 "눈표범들은 도처에서 밀렵을 당한 상태였다"라며 "그런 만큼 내겐 더더욱 그 여행에 합류할 필요가 있었다.

상처 입은 사람의 침상을 찾아가서 안부를 묻듯이"라고 밝혔다.

저자는 그렇게 떠난 여행을 눈 앞에 펼쳐지듯 생생히 기록한다.

눈표범이 있는 지역으로 찾아가는 길의 설렘부터 놈들이 모습을 드러낼 때까지 숨죽여 기다리는 고된 시간의 긴장감, 마침내 눈표범이 나타난 순간의 벅찬 감동과 흥분까지 고스란히 전한다.

이 책은 단순한 여행기가 아니라는 점에서 특별하다.

저자는 눈표범을 보느냐 마느냐를 떠나 그 여정 속에서의 성찰을 시적인 문장으로 들려준다.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저자는 자연 질서에 순응하는 동물들과 그런 질서를 거스르는 인간을 대비시킨다.

표범을 기다리는 고통과 침묵, 명상의 시간을 통한 철학적 사색이 독자들을 순수하고 고요한 태초의 세계로 이끈다.

저자는 "눈표범은 지구를 방문하러 내려온 산의 정령이자, 인간의 맹렬한 위세가 변두리 지역으로 내몰아버린, 설산의 오래된 점령자였다"고 말한다.

'눈표범'은 지난해 프랑스 3대 문학상 중 하나인 르노도상 수상작이다.

지난해 10월 출간되자마자 큰 반향을 일으킨 이 책은 최종 후보 명단에 없었지만 11월에 르노도상을 깜짝 수상해 화제를 모았다.

출판사는 지난해 프랑스에서 가장 많이 팔린 책이라고도 소개했다.

저자 이름의 테송은 프랑스 고어로 오소리를 의미한다.

이름처럼 자연과 동화된 삶을 살며 글을 쓰는 실뱅 테송은 2009년 공쿠르상, 2011년 메디치상, 2015년 위사르상 등을 받았다.

김주경 옮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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