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6·25 동란' 70주년을 맞아 서울대 언어학과 이현복(84) 명예교수가 저술한 실화 소설이다.

1950년 6.25 발발 당시 14세 중학교 2학년이던 필자는 전쟁 사흘 만에 소련제 탱크를 앞세운 인민군에 서울이 함락되며 세상이 순식간에 바뀌는 충격을 회상한다.

인민군이 파죽지세로 밀고 내려오며 공포의 나날을 보내던 필자 가족은 공무원이던 부친을 따라 경기도 시흥군 산속으로 피란을 가 온갖 고생을 하다 맥아더 장군의 인천 상륙작전 성공으로 다시 서울로 돌아온다.

하지만 그 기쁨도 잠시 1·4 후퇴 때 다시 전북 군산과 충청도 등지로 전전하다가 어청도로 피란하는 등 고난의 역사가 그려져 있다.

이후 다시 군산으로 돌아와 미군 부대에서 근무하는 등 휴전협정 이후 3년 3개월 만에 서울로 돌아오는데, 전쟁 중에 인문계와 농·상·공업계 중고등학교 총 5곳을 거쳐 비로소 학교를 졸업하는 과정이 생생히 그려져 있다.

필자는 6·25를 돌아보는 자전적 소설을 쓴 목적은 전쟁을 경험하지 못한 전후 세대에게 부모와 조부모 세대가 이 땅에서 역경과 고난의 삶을 살아오며 어떻게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을 일궜는지 실증적으로 느끼게 해주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저자는 1936년 충남 대천에서 태어나 휘문고와 서울대 언어학과 학부 및 대학원을 거쳐 1962년 '브리티시 카운슬(British Council)' 장학생으로 런던대학 대학원에 유학, 1969년 음성·언어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1970~2002년 서울대 언어학과 교수를 거쳐 현재는 명예교수로 있다.

1976년 대한음성학회를 만들어 초대 회장으로 한국어 및 영어 음성학 연구 보급에 진력했고, 런던대와 동경대, 바르샤바대, 스톡홀름대, 연변 과학기술대 등에서 초빙·교환·겸임 교수로 활동했다.

한글학회 이사와 부회장을 역임했고, 한국어 표준발음 사전, 영어의 듣기와 발음, 국제 한글음성 문자, 남북한 언어 이질화 등에 관한 다수의 저술과 논문이 있다.

도서출판 북트리, 200쪽, 1만4천원.
[신간] 한국 전쟁과 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