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비 웹진 통해 '아버지에게 갔었어' 매주 2회 온라인연재

표절 파문으로 긴 칩거에 들어갔다가 지난해 중편소설로 활동을 재개했던 소설가 신경숙이 이번엔 장편소설로 돌아온다.

도서출판 창비는 신경숙의 신작 장편소설 '아버지에게 갔었어'를 '창작과비평 웹매거진'(magazine.changbi.com)을 통해 23일 연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화요일과 목요일 주 2회 연재한다.

지난 2015년 일본 소설 표절 의혹이 제기돼 활동을 중단했던 신경숙이 복귀 이후 처음 발표하는 장편소설이다.

오랜만에 고심 끝에 내놓은 장편에서 다루는 이야기는 뜻밖에도 '아버지'이다.

고통을 참으며 자리를 지켜내는 아버지의 목소리를 '나'와 아버지의 삶을 교차하며 풀어낸다.

신경숙, 표절파문 이후 첫 장편소설 연재
창비 측은 "신작 장편에 등장하는 아버지는 산업화 세대 아버지와는 사뭇 다른 모습으로, 한국 사회에서 그 또래의 아버지 하면 흔히 그려지는 가부장적 인습이 전혀 없는 인물"이라며 "'아버지'라는 상징적 존재가 여성 인물의 자의식, 글쓰기 문제와 긴밀하게 결합한 작품이 드물었던 만큼 신경숙의 신작은 한국 소설에서 '아버지'의 자리를 새로 쓰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연재가 가을 즈음 끝나면 퇴고를 거쳐 연내에 단행본으로 출간될 예정이다.

신경숙은 이날 웹진에 올린 글 '연재를 시작하며'에서 "언제나 지금도 뭔지 당신 뜻대로 되지 않은 힘겨움 앞에 서 계시는 나의 아버지께 이 작품을 드리고 싶은 마음으로 쓴다고 말하고 싶으나 사실은 오그라든 제 마음을 회복하기 위해 쓰는 것인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슬픔과 모순을 심연에 품고 나아가야 하는 허망하고 불완전한 인간이다.

바람에 날려갈 한톨 먼지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신경숙, 표절파문 이후 첫 장편소설 연재
앞서 신경숙은 지난 2015년 6월 단편 '전설'이 일본 작가 미시마 유키오의 '우국'과 유사하다는 표절 의혹이 제기되면서 파문이 커지자 활동을 중단했다.

그는 당시 표절 의혹을 계속 부인했지만, 작품을 출간한 출판사 '창비'는 표절을 일부 인정하는 표현이 든 사과문을 대표이사 이름으로 발표했다.

백낙청을 비롯한 주류 평론가도 신경숙 편에 서서 의도적 표절을 부인했지만, 이는 이른바 '문단 권력'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지면서 문학계 전체의 위상이 떨어지는 사태로 비화했다.

신경숙은 지난해 5월 중편 '배에 실린 것을 강은 알지 못한다'를 계간 '창작과 비평' 여름호에 발표하면서 표절 문제에 대해 최초로 공식으로 사과했지만, 표절 인정 여부에 대해선 여전히 다소 모호한 입장을 취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