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담고 싶었던 컵 이야기·당신은 언제 노래가 되지

▲ 그들은 말을 쏘았다 = 절망과 꿈이 공존했던 1930년대 미국 대공황 시절. 할리우드 스타를 꿈꾸던 두 남녀가 우연히 만나 펼치는 이야기를 그렸다.

암울한 삶 속에서 만난 그들은 숙식을 제공한다는 이유만으로 댄스 마라톤 행사에 짝을 지어 참가한다.

행사는 원형 경기장에서 최후의 승자가 될 때까지 끝없이 춤을 추며 도는 것으로 우승자를 가린다.

이들은 1시간 50분 동안 춤을 추고 10분을 쉬는 일을 포기하거나 우승자가 될 때까지 반복해야 한다.

제대로 쉬거나 잘 수도 없다.

오로지 며칠이나마 의식주를 해결하려고 대회에 참가한 사람들은 동물원에 갇힌 짐승처럼 사람들의 볼거리가 된다.

끝을 알 수 없는 어두운 터널을 달려가는 인생의 비극적 측면이 겹쳐진다.

누군가 죽어야만 끝날 것 같은 댄스 마라톤 대회. 생존에 대한 열망과 추한 욕망이 만난 기묘한 경쟁은 황망한 종착역을 향해 달려간다.

20세기 초중반 활동했던 미국 현대소설 주요 작가 호레이스 맥코이의 장편소설이다.

시몬 드 보부아르는 이 소설을 "미국 최초 실존주의 소설"로 평했다.

송예슬 옮김.
레인보우 퍼블릭 북스. 210쪽. 1만3천원.
[신간] 그들은 말을 쏘았다

▲ 세상을 담고 싶었던 컵 이야기 = "한없이 둥글어지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이야기다.

" 서정시인 박성우가 이 책을 펴내며 한 말이다.

어른들을 위한 동화라는 타이틀을 달았다.

아이와 어른이 함께 읽어도 좋을 듯한 책이다.

버려진 컵 하나가 자연 속 동물과 식물을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각자 소중한 가치를 깨달아간다.

그리고 타자의 존엄성에 대해서도 귀를 기울인다.

시인은 외면받는 존재라도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것만으로 충분히 가치 있다고 말한다.

김소라 그림.
오티움. 232쪽. 1만4천원.
[신간] 그들은 말을 쏘았다

▲ 당신은 언제 노래가 되지 = '중심을 무시했었다/ 귀하지 않았고 거추장스러웠다/ 중심이 없어야 한없이 날아오를 수 있다고 생각했으니까// 이제 알겠다/ 중심이 있어/ 날아오르고, 흐르고, 떠날 수 있었던 거구나' (시 '중심에 관해' 일부)
등단한 지 햇수로 30년을 맞은 허연 시인의 다섯번째 시집이다.

시인 특유의 니힐리즘 냄새가 여전하지만, 그동안 단단해지고 성숙해진 내공이 냉담을 넘어서는 사유의 깊이를 보여준다.

'날아오른 자만이 떨어질 수 있다'는 시인의 말은 이제 인생의 이치를 깨우치려는 노래로 다가온다.

문학과지성사. 158쪽. 9천원.
[신간] 그들은 말을 쏘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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