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장성군 장성호를 방문한 관광객들이 ‘황금빛 출렁다리’를 건너가고 있다.  장성군 제공
전남 장성군 장성호를 방문한 관광객들이 ‘황금빛 출렁다리’를 건너가고 있다. 장성군 제공
전남 장성군이 새 관광 명소를 선보였다. 지난 1일 장성호 수변길에 개통한 ‘황금빛 출렁다리’다. 2018년 6월 ‘옐로우 출렁다리’를 개통한 뒤 2년 만에 교량 관광지를 추가했다. 다리 주변의 데크길은 트레킹 마니아들로부터 최고의 수변길로 꼽힌다. 출렁다리와 대나무 숲길 등 다양한 ‘길의 매력’을 지닌 장성호 관광지를 소개한다.

○중심부로 갈수록 수면과 가까워져 ‘스릴 만점’

황금빛 출렁다리는 장성읍 용곡리에 있다. 시원한 호수 바람과 청정한 산바람이 마주하는 풍광 좋은 협곡이다. 기존의 옐로우 출렁다리를 지나 20분가량 수변길을 더 걸으면 만날 수 있다. 수변길 입구인 장성댐에서부터 걷는다면 40~50분 정도 걸린다. 교량 길이는 154m, 폭은 1.8m다. 좁은 듯 보이지만 진행 방향이 다른 두 성인이 겹쳐 지나가더라도 불편하지 않다.

다리의 모양도 특이하다. 옆에서 보면 ‘U’자 형으로 제작됐는데, 다리 중심부로 갈수록 수면과 가까워진다. 한가운데 도달하면 물 위로부터 불과 2~3m가량 떠 있게 된다.

다리를 건너기 시작하면 경사가 완만한 내리막길을 걷는 것처럼 느껴진다. 주위가 온통 호수로 둘러싸여 다리를 건너는 것만으로도 큰 짜릿함이 전해진다. 수면과 가까워지는 중심부에는 발 아래로 호수를 볼 수 있도록 덮개(스틸 그레이팅)를 설치했다.

장성군 관계자는 “옐로우 출렁다리가 호수 풍경을 감상하기 좋다면, 황금빛 출렁다리는 ‘건너는 재미’가 있다”고 소개했다.

○‘내륙의 바다’에 대나무 숲길 조성

장성호(장성읍 신흥로 138)는 1976년 영산강유역 종합개발 사업의 하나로 준공했다. 유역 면적이 1만2000여 ha에 이르러 주민 사이에서는 ‘내륙의 바다’라 불린다. 준공 이듬해 국민 관광지에 지정됐을 정도로 풍광의 아름다움을 인정받았지만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지면서 쇠락의 길을 걸었다.

방치돼 있던 장성호는 2017년부터 다시 활기를 찾았다. 장성군은 장성호 선착장부터 북이면 수성마을까지 수변길을 내고 데크를 설치했다. 2018년에는 옐로우 출렁다리를 개통했다. 풍광 좋은 호수길이 입소문을 타고 알려지면서 주말에는 하루 평균 3000~5000명이 찾는 ‘핫 플레이스’로 변모했다.

장성군 관계자는 “옐로우 출렁다리를 개통한 2018년 7월부터 올 6월까지 장성호를 찾은 누적 방문객은 70만 명이 넘는다”고 말했다.

지난 1월에는 장성댐 주차장 왼쪽에서 수변길 입구까지 연결된 ‘대나무 숲길’도 개통했다. 교통약자와 노약자, 어린이도 수변길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숲길 전 구간(290m)을 완만한 경사로 만들고, 안전사고를 방지하는 논슬립(non-slip) 데크도 설치했다. 대나무 숲길 주위에는 ‘황금숲’도 조림했다. 황금대나무를 비롯해 황금편백, 에메랄드골드 등 황금빛 나무들을 심었다.

○트레킹 코스 각광 ‘숲속길’…편의 시설도 운영

트레킹 코스로 각광받고 있는 장성호 수변길.  장성군 제공
트레킹 코스로 각광받고 있는 장성호 수변길. 장성군 제공
장성군은 호수 전체를 연결하는 34㎞ 길이의 ‘수변 백리길 사업’을 펼치고 있다. 올해에는 호수 오른쪽 수변길인 ‘숲속길’ 계획구간(3.7㎞) 가운데 2.6㎞를 완공했다.

왼쪽 수변 출렁다리로 이어지는 ‘출렁길’이 산 그림자 아래 놓여있어 시원하다면 오른쪽 ‘숲속길’은 자연의 생동감으로 가득하다. 숲속길의 구부러진 수변길과 간간이 이어지는 데크길을 따라 걷다 보면 자연 그대로가 눈 앞에 펼쳐진다.

황금빛 출렁다리 개통과 함께 장성군은 지난 1일부터 편의시설 넘실정·출렁정을 운영하고 있다. 옐로우 출렁다리 인근에 자리 잡은 넘실정에는 카페와 분식점이, 댐 쪽의 출렁정에는 편의점이 들어섰다. 운영 시간은 오전 9시~오후 6시다. 장성군은 편의시설과 더불어 옐로우 출렁다리 주변에 샤스타데이지를 식재하고, 넘실정 방면에는 벽천을 조성해 이동 중 감상할 수 있는 ‘소소한 재미’도 더했다.

유두석 장성군수는 “황금빛 출렁다리 개통은 새로운 ‘장성 관광시대’를 여는 첫걸음”이라며 “산과 바다의 낭만을 동시에 지닌 장성호를 매력 넘치는 명품 체류형 여행지로 육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장성=임동률 기자 exi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