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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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불륜을 모르는 아이에게 그 사실을 알리는 행위는 범죄가 될까.

A 씨는 아버지의 불륜으로 가정의 파탄을 겪은 고등학생이다. 몇 년 전 아버지의 외도를 알게 됐고, 결국 이혼한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다.

A 씨의 어머니는 남편의 배신으로 우울증 등 정신과 치료를 받았고, 지금도 완벽하게 이전의 상태로 돌아가지 못한 상태다.

이 와중에 A 씨가 모바일 메신저 프로필 사진에 뜬 사진을 보게 됐고, 불륜 상대였던 여성에게 자신과 나이차이가 얼마 나지 않은 중학생 딸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A 씨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본인 새아빠가 좋은 사람이라 철썩같이 믿고, 화목하게 잘 지내는 모습이 너무 가증스럽고 밉다"며 "그 아이 SNS를 찾아 익명으로 '네 아빠는 네 엄마와 바람나서 결혼했고, 너희 엄마는 불륜녀'라고 말해주고 싶다"는 글을 올리면서 조언을 받고 싶다고 했다.

A 씨는 "엄마는 이혼 하고도 바보같이 착하게 살았다며 자책하고 후회한다"며 "엄마의 얼굴이 자꾸 떠올라 참을수가 없다"고 괴로움을 호소했다.

그러면서 "정신과에 가봐야 하는 거냐"며 "잘 살고 있는 아빠의 모습을 보면, '인과응보'라는 말도 거짓말 같다"고 속상한 마음을 드러냈다.

A 씨의 호소에 응원이 쏟아졌다. "그렇게 해서 마음의 상처가 풀린다면 하는게 맞다", "불륜녀와 아버지는 널 배려하지 않고 그렇게 일을 저질렀는데, 네가 그들을 배려할 필요는 없다" 등 A 씨의 상황에 공감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또 "혹시나 불륜녀 딸에게 '내가 이래도 되나' 하는 마음이 든다면, 당신을 생각하라", "고등학교 3학년 때, 멘탈을 완전 나가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취업하고, 결혼할 때 상간녀 집안이라고 말해주고, 엄마가 다른 사람의 인생을 망가뜨린것 만큼 망가져야 한다" 등의 반응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애가 죄를 짓는 것도 아닌데, 저주하는 법을 공유하냐", "복수는 아이가 아니라 불륜녀에게 하는 것이다" 등의 일침도 있었다.

지난 2015년 2월 헌법재판소가 간통죄에 대해 성적 자기결정권, 사생활 비밀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이유로 위헌 결정을 내리면서 불륜은 더이상 범죄가 아니게 됐다. 불륜을 형사처벌할 수 있는 방법이 사라진 것.

이에 따라 "진정한 사랑을 찾았다"면서 가정이 있는 상태에서 불륜을 저지르고, 당당하게 이혼을 요구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홍상수 감독 등이 대표적인 예다.

간통죄는 폐지됐지만 배우자와 외도를 한 상간자에게 민사상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건 가능하다. 다만 배우자와 상간자의 외도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데, 증거를 수집할 때 불법을 저지를 경우 '위법수집증거'로 문제가 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상대방으로부터 반소, 형사 고소도 당할 수 있다.

그렇다면 A씨가 재혼한 아빠의 가정 자녀에게 "네 엄마가 불륜녀였다"는 사실을 SNS를 통해 알려준다면 어떤 처벌을 받을까.

법알못 자문단 김가헌 변호사는 "명예훼손죄가 성립하려면 불특정 다수에게 특정사실이 알려져야 하는데 이 사건에서 딸에게 위와 같은 사실을 말한다고 하더라도 해당 가정의 딸이 다른 사람에게 새 아빠와 엄마에 대한 나쁜 이야기를 전파할 가능성은 없다고 보이므로, 명예훼손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다만, 두 사람 사이 대화의 방식이 아니라 다른 사람도 읽을 수 있는 방식으로 글을 게재한다면 명예훼손죄로 처벌될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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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알못 자문단 = 김가헌 변호사
이미나/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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