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전당이 침체된 연극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중견 배우들과 협업한 작품을 선보인다. 올해 ‘연극의 해’를 맞아 오는 8월 7~16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무대에 올리는 연극 ‘레미제라블’이다. 공연장과 중견 연극인들이 힘을 모아 재탄생한 ‘레미제라블’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뚫고 흥행할 수 있을지에 연극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연극은 동명의 뮤지컬과 마찬가지로 프랑스 작가 빅토르 위고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빵을 훔친 죄로 19년을 감옥에서 보내야 했던 장발장을 통해 1800년대 프랑스 상황과 분위기를 그린다. 장발장을 포함해 작품 속 대부분 인물은 힘든 상황에서도 희망을 꿈꾼다. 제작을 맡은 유한공사 레미제라블 관계자는 “희망을 안고 있는 각각의 인물을 통해 현재를 사는 우리의 모습을 담아내겠다”고 말했다.

이 작품엔 오현경, 박웅, 임동진 등 원로 배우와 정상철, 문영수, 이호성 등 중견 배우가 대거 참여한다. 이들과 함께 무대에 오를 젊은 배우들을 뽑는 오디션도 이달 초 열렸다. 이 오디션엔 1400여 명이 몰려 큰 화제가 됐다. 총 세 차례 심사를 거쳐 50명이 최종 선발됐다.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정달영 동국대 공연예술학과 교수는 “세대와 시대를 초월하는 명작이란 점도 있지만, 코로나19로 각종 공연이 취소된 현실을 반영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연출을 맡은 이성구 극단 가변 대표는 “코로나19 영향으로 모두가 어려운 시기에 큰 무대에서 의미 있는 고전 작품을 선보이게 돼 막중한 책임감과 무게감을 느낀다”며 “많은 분에게 좋은 기회가 되고 제작 활성화로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관객들이 각자 장발장과 코제트가 돼 감정이입의 순간을 경험하고 우리 사회의 어두운 단면과 마주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개인이 아닌 너와 나, 우리의 삶을 공유하는 시간을 만들어 내겠다”고 강조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