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 오늘 첫 온라인 콘서트…아이돌 그룹 잇따라 랜선 무대로
활짝 열린 온라인 유료공연 시대…코로나시대 K팝 대안 될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K팝 시장에 본격적으로 온라인 유료 공연 시대가 열리고 있다.

오프라인 공연과 해외 투어 재개가 요원해지면서 아이돌 그룹들은 잇따라 온라인 무대로 눈을 돌렸다.

오프라인과 차별화된 공연 체험을 구현하고 유료화를 시도해 코로나 시대 대안적인 수익 모델을 만들 수 있을지가 음악산업계의 관심이다.

◇BTS 오늘 '방방콘 더 라이브'…(여자)아이들·아스트로도 랜선공연
가요계의 눈길은 14일 오후 6시부터 개최되는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첫 유료 온라인 콘서트 '방방콘 The Live(더 라이브)'에 쏠려 있다.

'글로벌 스타' 방탄소년단이 이번 공연을 통해 어떤 콘텐츠를 선보일지 업계 안팎에서도 관심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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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은 약 90분간 생중계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멀티뷰' 시스템이 적용돼 팬들은 '풀 샷'과 클로즈업 등 서로 다른 각도의 6가지 화면 중 보고 싶은 화면을 실시간으로 선택해 감상할 수 있다.

사전 공지에 따르면 팬과 멤버가 교감할 수 있는 요소도 마련됐다.

팬들이 채팅 화면을 클릭하면 가상의 '아미밤'(응원봉)이 화면에서 폭죽처럼 빛나고, 멤버들은 6m×4m 크기 '팬 월'(Fan wall)로 아미밤 불빛과 응원 메시지를 볼 수 있다.

전 세계에서 몰려들 대규모 시청자들에게 원활하게 실시간 영상을 전달할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방탄소년단이 지난 4월 18∼19일 유튜브에 무료로 과거 콘서트와 팬 미팅 실황을 공개했을 때는 최대 동시 접속자가 224만 명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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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기획사들도 온라인 공연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큐브엔터테인먼트 소속 그룹 (여자)아이들은 다음 달 5일 온라인 콘서트 '아이-랜드 : 후 엠 아이'(I-LAND : WHO AM I)를 개최한다.

지난 9일부터 티켓 예매가 시작됐다.

아스트로도 이달 28일 유료 온라인 공연 '2020 아스트로 라이브 온 WWW.'(2020 ASTRO Live on WWW)를 개최한다.

소속사 판타지오뮤직은 공연명 'WWW'가 'Wherever(어디서든), Whenever(언제든), Whatever(무엇이든)'의 약자라며 다채로운 연출이 가능한 온라인 공연의 장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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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겸 배우 정용화도 22일 온라인 팬미팅을 열고, 그룹 드림캐쳐도 다음 달 4일 첫 온라인 단독 콘서트에 나선다.

CJ ENM도 매년 외국에서 개최했던 한류 축제 '케이콘' 대신 올해는 온라인 K팝 콘서트 '케이콘택트 2020 서머'(KCON:TACT 2020 SUMMER)를 연다.

32팀에 이르는 K팝 가수들이 일주일간 출연하며 유료 멤버십(2만4000원)을 통해 볼 수 있다.

◇접근성 장벽 낮지만 한계도…플랫폼 기술 중요성도 부상
온라인 유료 공연의 특징은 일반 콘서트에 비해 싼 가격(보통 3∼4만원대)으로 접근성에 제한 없이 관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온라인 유료 공연 모델을 가장 먼저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 SM엔터테인먼트의 '비욘드 라이브' 시리즈는 증강현실(AR) 기술로 새로운 볼거리를 구현한 점이 특히 주목받았다.

멤버가 거인으로 변신하고 증강현실 호랑이가 등장하는 등 온라인에서만 가능한 화려한 시각 연출을 추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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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로 방문하기 어려운 나라의 팬들에게도 공연 관람 기회를 제공할 수 있고, 기획사 입장에선 해외 팬덤 분포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것도 이점이다.

그러나 현장감 부족을 보완할 차별화 요소를 어떻게 만들지는 여전히 고민거리다.

공연 수익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MD(팬 상품) 매출도 오프라인 공연만큼은 기대하기 어렵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실제 콘서트장에 가면 팬들이 굿즈도 사고 공연을 보며 그날 하룻동안 축제에 온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그 공간과 시간을 몸으로 체험하는 것"이라며 "온라인 공연은 그런 체험이 어렵다는 게 아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유료 공연이 활성화하면서 플랫폼과의 협업도 화두로 떠올랐다.

실제로 최근 콘텐츠와 팬덤을 보유한 엔터테인먼트 회사들이 라이브 스트리밍 기술력을 지닌 IT 기업들과 잇따라 손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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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은 '비욘드 라이브'를 선보이며 네이버와 손을 잡았다.

네이버 브이라이브(V LIVE)는 현재 K팝 그룹들이 팬미팅과 라이브 방송 창구로 가장 활발히 이용하는 플랫폼 중 하나다.

방탄소년단 소속사 빅히트 엔터테인먼트는 미국의 키스위 모바일(Kiswe Mobile)과 파트너십을 맺었다.

키스위는 실리콘밸리 '벤처 신화' 주인공으로 유명한 김종훈 박사가 창업한 회사로, 미국 프로농구(NBA) 중계 등을 해왔다.

(여자)아이들은 IHQ 산하 '큐브TV' 플랫폼을 활용하는데, 큐브TV는 키스위와도 파트너십을 맺고 있어 멀티뷰 기술이 적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아스트로 온라인 콘서트도 키스위 기술을 활용한다.

고화질·고음질 영상을 끊김 없이 전달하는 것은 온라인 공연의 필수 조건이기 때문에 앞으로 플랫폼 기반은 더욱 중요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또다른 가요계 관계자는 "결국은 콘텐츠가 중요하다"며 "오프라인과 다르고, 돈을 주고 볼 만한 차별성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게 관건이다.

오히려 콘텐츠가 있는 회사가 플랫폼을 선택할 수 있는 시대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