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말까지 프랑스고전 바탕 6개 작품 릴레이…신진 극단들 대거 참여
모파상 원작 '모지리들' 첫 무대…'소년 간첩'·'보들레르' 등도 관심
코로나로 사라진 배우들, 프랑스 고전 들고 '산울림' 무대로
'코로나 19' 사태 속에 무대 뒤로 사라졌던 젊은 연극인들이 프랑스 고전 작품을 들고 돌아왔다.

원작의 무게에 젊은 감수성과 참신함을 더했다.

10일 소극장 산울림 무대 위로는 '모지리들'이 쏟아져 나왔다.

모지리는 말이나 행동이 다부지지 못한 '머저리'를 뜻하는 전라남도 방언이다.

때론 서툴고, 가끔은 어리석은 선택을 하고, 갑작스럽게 샘솟은 욕구를 행동에 옮겨 자신을 곤란에 처하게 하는 모지리들. 전설이나 신화, 위대한 영웅과는 거리가 먼 누구의, 어쩌면 우리들의 일상을 닮은 듯하다.

'모지리들'은 극 중 배우들을 지칭하는 말이면서 작품 타이틀이기도 하다.

연극은 프랑스 작가로 친숙한 기소 드 모파상의 작품 5개를 하나로 재구성한 것이다.

'꿈', '달빛', '두 친구', '피에로', '시몽의 아빠'가 재료다.

인간 내면의 통찰을 보여줬던 모파상 소설처럼 무대 위 모지리들에서도 소시민의 정감이, 연민이 느껴졌다.

2013년부터 세계 고전들을 '고전극장'이라는 이름으로 무대에 올려온 소극장 산울림은 '프랑스 고전과 예술적 상상력'을 올해 주제로 선택했다.

27팀에 달하는 신진 단체들이 무대 참여를 희망했고, 그중 6팀이 공연을 선보이는 기회를 갖게 됐다.

27팀 중에 3분의 1이 모파상 소설을 택했을 정도로 모파상은 젊은 배우, 연출가에게 단연 인기 좋았다고 한다.

코로나로 사라진 배우들, 프랑스 고전 들고 '산울림' 무대로
모지리들에 이어 무대에 오르는 '환상의 모파상'도 모파상의 환상 소설 4편을 묶은 작품이다.

산울림 임수현 예술감독은 이날 극장에서 연 프레스콜에서 "모파상을 많이 지원한 이유가 나도 궁금했다"면서도 "모파상 작품은 스토리텔링이 정확하고, 독자와 관객에게 전하는 메시지도 분명한 것 같다.

연극을 통해 모파상의 다양한 세계를 접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산울림은 이날 '모지리들'을 시작으로 오는 8월 30일까지 작품 6편을 선보인다.

21일까지 무대에 오르는 이 연극은 비밀기지와 키르코스가 함께 만든 작품이다.

조르주 상드의 동화를 원작으로 한 얄라리얄라의 '돼지떼'(6.24∼7.5), 디오티(DOT)의 환상의 모파상(7.8∼19), 에드몽 로스탕의 '시라노 드 베르주락'을 바탕으로 극단 송곳이 만든 '시라노 컴플렉스'(7.22∼8.2)가 차례로 관객을 만난다.

이어 공연창작소 공간이 알퐁스 도데의 '소년 간첩'(8.5∼16)을, 샤를 보들레르의 삶과 시를 담은 '보들레르'(8.19∼30)를 극단 혈우가 각각 선보인다.

코로나 19로 많은 연극무대가 사라져버린 요즘 이번 무대는 소중하다.

산울림 측은 어렵게 마련한 이번 무대마저 감염병에 빼앗기지 않으려 관객 입장 시 발열 체크와 손 소독, 체크리스트 작성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좌석 간 거리 두기 원칙도 철저하게 지키기로 했다.

임 감독은 "코로나로 인해 많이 고민했다.

감염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앞으로 석 달 동안 조마조마한 마음일 텐데, 참여 단체에도 협조를 구하고, 이들 팀에서도 철저히 관리해 주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코로나로 사라진 배우들, 프랑스 고전 들고 '산울림' 무대로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