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옷장·유고·빌레뜨

▲ 시선으로부터, = 다양한 소설 장르에서 나름의 문학적 반경을 구축한 정세랑의 장편소설이다.

'피프티 피플' 이후 4년 만에 내놓은 신작 장편으로, 구상부터 탈고까지 5년이 걸렸다고 한다.

요즘 국내 소설 시장의 확고한 성공 공식인 '여성 작가가 쓴 여성 이야기'이다.

소설책 구매자 다수가 여성들임을 입증하듯 예약판매 주문만으로 온라인 서점 종합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는 이례적 현상을 낳았다.

한국과 미국에 나뉘어 사는 가족이 생전 제사를 거부했던 여성의 10주기에 처음이자 마지막인 제사를 지내기로 한다.

이를 위해 별세 10주기를 맞은 '심시선 여사'가 젊은 시절을 보낸 하와이로 가족 구성원들이 모여든다.

심시선은 미술가이자 작가이면서 시대를 앞서간 여성이다.

그가 두 차례 결혼을 통해 구성된 다소 남다른 가족 구성원들은 그를 위해 '특별한 제사'를 준비한다.

가부장제 방식을 따라 제사상을 준비하는 대신 심시선과 연결된 가장 의미 있는 순간 또는 물건을 수집해 한 자리에서 나눈다.

소설은 또 심시선부터 이어진 여성 삼대의 삶을 시대상과 엮어 펼쳐 보이면서 기존 전통과 가부장제를 거부하는 여성들의 변화된 의식 세계를 드러낸다.

정세랑은 1984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2010년 작품 활동을 시작해 '이만큼 가까이'로 창비장편소설상을, '피프티 피플'로 한국일보문학상을 받았다.

소설집 '옥상에서 만나요', 장편' 덧니가 보고 싶어', '보건교사 안은영' 등이 있다.

문학동네. 340쪽. 1만4천원.
[신간] 시선으로부터,

▲ 빈 옷장 = 프랑스의 대표적 여성 소설가 중 한 명인 아니 에르노의 초기 문학 세계를 잘 보여주는 데뷔 작품이다.

'날 것 그대로' 쓰는 '에르노 자전 문학'의 시작점이다.

사춘기 시절 상처, 낙태 수술의 아픔, 가족에 느낀 수치심 등으로 세상과 단절되는 아픔을 생생하게 이야기한다.

솔직함과 객관성의 담보는 독자들에게 불편함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타인의 공격이나 비난보다 언제나 더 불편한 것이 '진실'이라는 명제가 '진실'이기 때문에 에르노의 소설은 독보적인 힘을 갖는다.

1940년 태어난 에르노는 1974년 '빈 장롱'으로 등단했고 '자리'로 르노도상을 받았다.

대표작으로 '세월', '단순한 열정', '부끄러움' 등이 있다.

신유진이 옮겼다.

1984Books. 224쪽. 1만2천500원.
[신간] 시선으로부터,

▲ 유고(遺稿) = "시단에서 가장 난해하고 독특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던 중견 시인 조연호의 신작 시집이다.

독특한 리듬과 시어, 감각적 이미지로 직조한 45편의 시가 특별한 소주제 없이 이어진다.

1994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조연호는 시집 '죽음에 이르는 계절', '천문', '암흑향' 등을 펴냈다.

현대시작품상, 현대시학작품상을 받았다.

문학동네. 112쪽. 1만원.
[신간] 시선으로부터,

▲ 빌레뜨 = '제인 에어'로 유명한 영국 작가 샬럿 브론테의 마지막 작품이다.

창비 세계문학전집 81번·82번 시리즈(전 2권)로 출간됐다.

여성의 자기 결정권이 침해됐던 빅토리아 시대, 이에 저항하며 이국의 낯선 도시로 떠난 독신 여성의 삶과 내적 갈등을 그렸다.

조애리 카이스트 인문사회과학부 교수가 옮겼다.

창비. 1권 400쪽. 2권 416쪽. 각 권 1만5천원.
[신간] 시선으로부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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