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블루'가 우리를 지치게 만드는 요즘, 젊은 감각의 작가들이 쓴 소설을 읽어보는 것도 기분 전환에 좋을 듯하다.

마침 여름이 다가오면서 잠잠했던 국내 소설 문학도 조금씩 활기를 찾는 모습이다.

신인급이거나 젊은 연령대의 작가들이 낸 소설집과 장편소설이 최근 부쩍 눈에 띈다.

김솔, 심너울, 듀나, 은모든, 민병훈, 박해로, 플아다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동 중인 차세대 주자들의 작품이다.

문지문학상, 젊은작가상, 김준성문학상 등을 받은 김솔은 2017년 '망상, 어語' 이후 3년 만에 두 번째 소설집 '살아남은 자들이 경험하는 방식'(아르테)을 펴냈다.

세계 곳곳 다양한 장소와 이국적인 인물들이 등장하는 단편 40편을 통해 시대의 역설과 근원을 예리하게 포착했다.

분야를 넘나드는 '통섭'의 지식과 기발한 상상력이 빛난다.

지난해 공상과학소설(SF) 어워드 중단편 부문 대상을 받은 심너울도 신작으로 돌아왔다.

SF적 상상력에 사회의 부조리를 꼬집는 풍자와 해학을 배합한 소설집 '나는 절대 저렇게 추하게 늙지 말아야지'(아작)이다.

2018년 등단 이후 쓴 중단편들을 모두 모았다.

인체의 어느 정도까지 기계로 대체되면 안드로이드로 봐야 하는지를 묻는 전통적 SF부터 상속세를 내지 않으려고 10년 가까이 연명 치료를 받는 블랙 코미디까지 다양한 실험을 담았다.

'듀나 월드'로 불리는 독보적 SF 세계관을 개척했다고 평가받는 듀나는 신작 SF 장편 '아르카디아에도 나는 있었다'(현대문학)를 출간했다.

육체는 없고 뇌만 남아 있는 인간이 실존적 존재인지, 우리에게 영혼과 정신이란 무엇이고 어떤 의미를 갖는지 등을 우주 가상 도시를 배경으로 한 전쟁을 통해 진지하게 탐구한다.

김솔·심너울·듀나…'젊은 소설' 읽어볼까?
민음사 '젊은작가 시리즈' 스물일곱 번째 작품인 '모두 너와 이야기하고 싶어 해'는 2018년 한국경제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은모든의 새 장편소설이다.

과외교사 여성이 오랜만에 휴가를 얻어 여행을 떠나는데 이상하게 만나는 사람마다 자신들의 사연을 털어놓기 시작한다.

이런 장면들을 통해 우리는 이야기로 연결된 존재임을 작가는 강조한다.

신인 작가 민병훈은 단편소설 10편을 수록한 첫 소설집 '재구성'(민음사)을 펴냈다.

기억, 그리고 기원을 찾아가는 이야기로 시작해 인간을 대체하고 지우는 기계 이야기로 서사를 확장한다.

무속 신앙에 서스펜스를 접목한 소설로 자신만의 길을 개척 중인 박해로는 세 번째 장편 무속 공포소설 '올빼미 눈의 여자'(자음과모음)로 돌아왔다.

평범한 하위직 공무원이 연수 기간에 겪는 기묘한 일들을 통해 인간의 복잡한 광기를 드러낸다.

로맨스 웹소설 작가 '플아다'는 네이버에 연재해 인기를 끌었던 '혼전 계약서'(은행나무출판사)를 두 권의 단행본으로 내놨다.

결혼하려는 남자와 결혼을 피하는 여자가 계약서를 놓고 밀고 당기는 연예 게임을 흥미롭게 그렸다.

나이가 아주 젊거나 신인은 아니지만, 전문직 출신 작가들이 내놓은 범죄 소설도 눈길을 끈다.

현직 변호사인 도진기는 다양한 사건과 법정 경험을 토대로 한 다섯번째 한국형 추리소설 '세 개의 잔'(시공사)을, 손장환 전 중앙일보 부국장은 교사가 학생을 유괴해 살해하는 사건을 다룬 장편 '파랑'(LiSa)을 각각 펴냈다.

김솔·심너울·듀나…'젊은 소설' 읽어볼까?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