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네이버 플러스멤버십 막강 파괴력

▽ 유통 기업들 기존 고객 지키기에 촉각
▽ 네이버, 록인 효과 노린 콘텐츠·적립 패키지
▽ 유통가 "집객 이미 끝낸 네이버 멤버십 위협적"
사진=각사 제공, 한국경제신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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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유료 회원제 서비스인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이 도입된 지난 1일. 직장인 박준기(가명·42)씨는 퇴근길 멤버십에 가입한 후 '폭풍 쇼핑'을 시작했다. 등산용 조끼와 티셔츠, 넥쿨러 목토시와 팔토시 등 10만원어치 제품을 구입하고 박씨가 멤버십 추가적립으로 받은 혜택은 3780원. 하루 만에 멤버십비(월 4900원)에 얼추 가까운 혜택을 되돌려받은 셈이다. 게다가 첫 달 멤버십은 무료다.

박씨는 "네이버 가격비교 서비스와 웹툰 사용자 입장에서 네이버페이로 결제하면 최대 5%(기본적립 1%+멤버십 추가 적립 최대 4%)를 적립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며 "2000원 상당 네이버웹툰 쿠키 20개 혜택만 고려해도 이미 본전은 뽑은 셈"이라고 말했다.

쇼핑 유료 회원제 멤버십 업계에 그야말로 '공룡'이 나타났다. 네이버가 지난 1일 적립과 콘텐츠란 '패키지 혜택'을 내세운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으로 소비자 통장 공략에 나섰기 때문이다.

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각 기업들은 "배송과 차별화된 가격 등 혜택을 내세워 기존 고객 수성에 나선다"며 표정관리에 나서는 한편 네이버 멤버십 여파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함께 유통업계의 무게추가 온라인으로 쏠리는 와중에 네이버의 유료 멤버십 출시로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그동안 유통가에서도 ‘플랫폼 록인(lock-in) 효과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인 상태였다. 전통 오프라인 유통강자 롯데그룹이 간편결제 서비스 'L페이'를 운영하고 최근에는 통합온라인몰 앱(운영프로그램) ‘롯데ON(롯데온)’을 선보였다.

'메기'로 불린 e커머스 기업 쿠팡이 유료 회원제 '로켓와우클럽' 회원에게 로켓배송을 무료로 제공하며 간편결제 '쿠페이'를 공격적으로 운영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G마켓, 옥션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는 유료 멤버십제 '스마일클럽'을 도입해 간편결제 '스마일페이' 등과의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그러나 네이버는 당초 업계 예상보다 낮은 월 4900원의 가격으로 쇼핑 뿐 아니라 콘텐츠 혜택으로 무장한 서비스를 선보였다.

자료=한국경제신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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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자는 쇼핑·예약·웹툰 등에서 네이버페이 결제금액의 최대 4%를 포인트로 추가 적립 받을 수 있다. 네이버페이로 결제한 상품·서비스 중 결제하기 페이지에 '페이 플러스 아이콘'이 붙어있는 주문이 적립 대상이다. 월간 결제금액 20만원까지는 4%, 20만~200만원은 1% 적립을 해준다. 1회 적립 한도는 8000원이다. 이달 출시 예정인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네이버통장'도 결합 혜택을 내세운다.

구입품목별로 다르지만 단순 포인트 적립률 기준으로는 구독자가 최소 월 10만원 넘게 사용해야 이득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네이버웹툰·시리즈 쿠키 20개 △바이브 음원 300회 듣기 △시리즈On 영화·방송 감상용 캐시 3300원 △네이버클라우드 100기가바이트(GB) 추가 이용권 △오디오북 대여 할인 쿠폰 등 혜택 중 네 가지를 선택할 수 있는 콘텐츠 혜택을 고려하면 구독자들이 느끼는 부담은 크지 않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한 e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익일·당일 배송과 같은 배송 서비스 혹은 두드러지는 특가 경쟁력을 갖추고 있지 않다면 유통업계 기업에 위협적일 수 있다"며 "현재 유통업계 멤버십 서비스 구독자 뿐 아니라 e커머스 소비자 전반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문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출시 예정인 네이버통장에서 페이포인트 충전 시 기존 대비 0.5%포인트 높은 적립률을 제공한다"며 "고객 입장에서 전자상거래 이용 시 네이버통장, 네이버페이를 이용한 쇼핑이 가장 큰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한다"고 진단했다.

이미 다양한 분야에서 입증된 네이버의 집객력이 구독경제를 통해 한층 위력이 공고해질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네이버의 쇼핑몰인 ‘스마트스토어’ 구매자 수는 지난 3월 1000만명을 넘어선 상태다.

네이버가 기존 유통기업들과 마진을 내는 구조가 다른 상황에서 기존 오프라인과 e커머스 기업 고객의 유출을 우려하는 이유다.

네이버의 경우 멤버십을 통해 쌓인 포인트가 쇼핑에서 재사용될 경우 거래대금의 2%에 해당하는 매출 연동 수수료를 다시 수취할 수 있어 포인트 지급분의 일부를 회수할 수 있는 구조다. 또한 통장 연결 결제는 신용카드사에 지급하는 수수료도 절감할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통장 예치금이 금융 상품 판매의 기반이 될 수 있어 결국은 긍정적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민아 대신증권 연구원은 "월 10만원 이상 결제 이용자의 경우 네이버의 포인트 지급 부담이 증가하고 10만원 미만이면 이익이 발생하는 구조"라며 "이용자 록인 효과를 높인 뒤에는 포인트 지급 등을 축소해 이익 창출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한국 인터넷 포털사이트 네이버 등은 유통사업에서 가장 어려운 작업이라고 할 수 있는 '집객'을 이미 끝내 놨다는게 가장 무서운 경쟁력"이라며 "유통사업에 뛰어든 네이버, 카카오(카카오커머스), SK텔레콤(11번가)의 거래액은 지난해 33조원으로 국내 백화점 시장(30조원), 대형마트 시장(32조원)을 웃돌아 오프라인 채널 하나가 세 회사로 넘어간 것이나 다름 없다"고 진단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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