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킴벌리 어린이 마스크 36매가 10만9700원에 판매되고 있다. 한 달 새 3배 이상 오른 가격이다. (사진 = 온라인몰)
유한킴벌리 어린이 마스크 36매가 10만9700원에 판매되고 있다. 한 달 새 3배 이상 오른 가격이다. (사진 = 온라인몰)
어린이 마스크 대란이 벌어지고 있다. 초등학교 저학년과 유치원 개학이 이뤄지면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서다. 이에 어린이 마스크도 공적으로 공급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2일 온라인 몰에서 유한킴벌리 어린이 마스크 36매는 10만9700원에 판매되고 있다.

1장당 3000원이 넘는다. 1500원인 공적마스크 가격의 2배 수준이다.

이 제품은 5월 초만 해도 3만2000원에 구매할 수 있었다. 하지만 고등학교 중학교에 이어 초등학교 개학 발표가 나면서 가격이 3배 이상 뛰었다.

지난달 27일 고2 중3 초1~2와 유치원생이 개학했으며, 오는 8일 중1과 초 5~6도 등교를 앞두고 있다.

경상남도 울산에 사는 김주영 씨는 "지난달 초 지마켓에서 몇 번 시도 끝에 배송비 포함 3만2000원에 구매했다"며 "품절된 페이지로 나왔지만 계속 시도 끝에 운이 좋아 구매했는데, 지금은 가격이 너무 치솟아 엄두조차 못 내겠다"고 밝혔다.

현재 육아맘들은 유한킴벌리 어린이 마스크 구하기에 혈안이 돼 있다. KF94이나 KF80 마스크의 경우 아이들이 숨을 잘 못 쉬는 경우가 많고, 중국산 마스크는 불안하다는 이유로 유한킴벌리 제품을 선호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G마켓에선 당일 정오에 유한킴벌리 어린이 마스크를 판매했는데 대기인원만 2만5000명에 달했다. 이처럼 마스크 구하기가 어려워지자 중고나라나 당근마켓에서 어린이 마스크 구하기에 나선 주부들도 있다. 성인용 마스크와 교환한다는 글도 올라오고 있다.

전날 중고나라에선 유한킴벌리 어린이 마스크 1박스가 5분만에 팔렸다. 가격은 5만원으로 시중 온라인몰 판매 가격보다는 저렴했다. 두 상자에 9만9000원에 파는 직거래도 5분만에 구매 댓글이 올라왔다.
유치원생과 초등학교 저학년 개학이 이뤄지면서 유한킴벌리 어린이 마스크의 가격이 치솟고 있다. (사진 = 인스타그램)
유치원생과 초등학교 저학년 개학이 이뤄지면서 유한킴벌리 어린이 마스크의 가격이 치솟고 있다. (사진 = 인스타그램)
이처럼 수요가 몰리자 어린이 마스크를 판매한다는 사기 글도 올라오고 있다. 30대 소비자는 "오늘 올라오는 글 중에 중고나라 공식앱을 통해 유한킴벌리 어린이 마스크를 4만원이나 4만4000원에 판대는 글이 지속적으로 올라오고 있다"며 "제품 날짜와 제 전화번호를 찍어서 인증샷 보내달라고 하니까 오히려 도용하려고 그런거냐며 안 판다고 해서 아무래도 사기인 것 같다"고 밝혔다.

다른 소비자도 "해당 글을 보고 오전에 입금했는데 전화도 꺼져 있다"며 오늘 여러건 하고 잠수를 탄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사이버 경찰대에 신고는 일단 했는데, 꼭 벌 받았으면 좋겠다"며 판매자 계좌번호와 전화번호를 올려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제조사인 유한킴벌리는 온라인몰 공급자인 가격 설정엔 개입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유한킴벌리 관계자는 "어린이 마스크의 공급 가격은 균일하게 유지하고 있다"며 "개학과 맞물려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온라인 판매과정에서 가격 왜곡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부모들 중심으로는 어린이 마스크도 공적 마스크처럼 판매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부산 강서구에 사는 30대 여성은 "애들 개학 준비하다가 열이 뻗치는데, 정부가 관리감독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유치원은 왜 마스크 한 장도 지원 안 해주는 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다른 30대 주부도 "다른 제품을 씌워도 아이가 불편해해서 킴벌리 제품만 찾는다"며 "어린이 마스크도 약국에서 공적 마스크처럼 팔았으면 좋겠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어린이 마스크 대란은 점차 누그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전날부터 18세 이하 초·중·고등학교 학생과 유치원생(2002년 이후 출생자)의 마스크 구매 한도는 5장까지 늘어난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