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마스크 5부제 폐지 첫날 약국에선

▽ "언제든 살 수 있어 좋다"…안정화엔 만족
▽ 가격 인하·덴탈마스크 판매 요구 쏟아져
▽ 이달 말까지 공적 마스크 가격 인하 어려워
▽ 식약처, 덴탈마스크 일일 생산량 증산 예정
두께가 얇아 숨쉬기 쉬운 덴탈마스크를 공적 마스크로 선정해달라는 의견도 커지고 있다./사진=게티이미지

두께가 얇아 숨쉬기 쉬운 덴탈마스크를 공적 마스크로 선정해달라는 의견도 커지고 있다./사진=게티이미지

출생연도 끝자리에 따라 마스크 구매 요일을 제한했던 '마스크 5부제'가 폐지된 첫날인 6월 1일.

일선 약국 마스크 구매자들은 언제든 마스크를 살 수 있다는 안정감엔 만족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공적마스크 판매 가격과 구매 개수 제한이 그대로인 점엔 불만감을 표시했다.

1일 서울 중구의 한 약국에서 마스크 3매를 구매한 직장인 한모씨(33)는 "5부제를 시행하던 때는 화요일에만 마스크를 구매할 수 있었다"면서 "매주 달력에 메모해둘 정도로 신경이 쓰였는데 이제는 마음이 편하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같은 약국을 찾은 김모씨(37·여) 역시 "주말에는 약국 운영시간이 짧지 않냐"면서 "평일에 구매를 못 하면 주말에 마스크를 사러 갔어야 했는데, 약국 운영 시간에 맞춰서 방문하는 것이 힘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제는 아무 때나 짬이 날 때 방문을 하면 되니 아주 편리하다"고 말했다.

마스크 5부제가 폐지된 건 해당 제도가 도입된 지 약 석 달 만이다. 정부는 지난 3월 9일 마스크 5부제를 시행하며 1인당 마스크 구매 개수를 2매로 제한했다. 이후 정부는 마스크 5부제가 정착됐고, 경제활동 증가에 따라 마스크 수요도 증가할 것이라는 이유로 4월 27일 마스크 구매 제한 개수를 3매로 늘렸다.

출생연도 끝자리에 따라 마스크 구매 요일을 제한했던 '마스크 5부제'가 폐지된 첫날, 마스크 구매자들은 만족감을 드러내면서도 판매 가격과 개수 제한에는 여전히 불만감을 표했다. 사진은 서울시 중구의 한 약국./사진=이미경 기자

출생연도 끝자리에 따라 마스크 구매 요일을 제한했던 '마스크 5부제'가 폐지된 첫날, 마스크 구매자들은 만족감을 드러내면서도 판매 가격과 개수 제한에는 여전히 불만감을 표했다. 사진은 서울시 중구의 한 약국./사진=이미경 기자

불만도 있었다. 바로 내리지 않은 가격이었다. 마스크 공급이 안정화됐음에도 가격은 그대로인 탓이다. 약국 여기저기서 볼멘소리가 터져나왔다. 서울 서대문구의 한 약국에서 공적 마스크를 구매한 최모씨(27)는 "수요와 공급의 원리에 따라 마스크 가격이 오른 것이었다면 이제 공급이 안정화됐으니 가격이 조금이라도 내려야 하지 않겠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의 가격까지는 바라지도 않는다"면서 "그래도 공적 마스크 가격이 10원도 내리지 않는 것은 의아하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의 불만으로 공적 마스크를 판매하는 약사들 역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서대문구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40대 약사는 "마스크 가격이 왜 이리 비싸냐고 언성을 높이고 가는 소비자들이 있다"면서 "우리가 가격을 어떻게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이 가격에 마스크를 판매한다고 해서 이윤이 많이 남는 것도 아니다"라며 하소연했다.

소비자들의 불만 제기에도 당분간 공적 마스크의 판매 가격은 떨어지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유는 조달청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마스크 생산업체와 체결한 계약 때문이다. 계약 내용에는 150여개 마스크 생산업체가 공적마스크를 장당 900~1000원에 공급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마스크 생산업체의 출고가에 변화가 없기 때문에 약국에서 판매 가격을 내리기도 힘든 것이다. 정부와 마스크 생산업체 간 계약 기간은 '마스크 및 손소독제 긴급수급안정조치 고시' 종료 시점인 이달 30일까지다. 이때까지는 공적 마스크 가격 인하가 힘들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들의 불만으로 공적 마스크를 판매하는 약사들 역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사진은 서울시 중구의 한 약국 내부 모습./사진=이미경 기자

소비자들의 불만으로 공적 마스크를 판매하는 약사들 역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사진은 서울시 중구의 한 약국 내부 모습./사진=이미경 기자

두께가 얇아 숨쉬기 쉬운 덴탈마스크를 공적 마스크로 선정해달라는 의견도 커지고 있다. 더불어 만 18세 이하 학생에게만 마스크 구매 제한 수량을 5매로 확대해준 것에 대한 반감도 커지는 모양새다.

서울시 마포구의 약국을 찾은 김모씨(43)는 "이미 초여름에 접어든 것 같다. 한여름이 되기 전에 빨리 덴탈마스크를 공적 마스크로 판매해서 더위에도 안전하게 마스크를 끼고 다닐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정부에 부탁했다. 이어 "학생들을 대상으로 마스크 구매 제한을 일부 풀어준 것 자체는 좋다"면서도 "그런데 직장인도 학생 못지않게 밀집한 환경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직장인들은 마스크를 재활용해서 쓰라는 의미인가"라고 되물으며 정부의 정책에 의문을 표했다.

같은 약국을 찾은 방모씨(29·여)도 "학생만 주5일 학교에 가는 것이 아니다. 직장인도 주5일 회사로 출근한다. 심지어 주말에 출근하는 경우도 다반사"라면서 "직장인도 마스크 수요가 많은데 만 18세 이하만 대상으로 개수 제한을 5매로 해주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앞서 식약처는 날씨가 더워지고 오는 3일 고등학교 1학년과 중학교 2학년, 초등학교 3~4학년이 학교에 가는 3차 등교수업이 이뤄진다는 점을 감안해 1일부터 만18세 이하(2002년 이후 출생자)를 대상으로 마스크 구매 개수 제한을 주당 5매로 확대했다. 아울러 식약처는 통기성이 좋은 마스크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보고 덴탈마스크와 침방울 차단용 마스크 일일 생산량을 50만개에서 100만개까지 증산할 계획이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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