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뮤지엄 기획전 '너의 감정과 기억'
소리로 보는 전시…새로운 감각의 울림
평소 잘 인지하지 못하지만, 소리는 사람의 감정에 큰 영향을 끼친다.

드라마나 영화에 깔리는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이나 음향효과는 시청자와 관객의 감성을 증폭시킨다.

자신만 소리를 느끼는 이명 증상을 가진 이들은 극심한 감정적 고통을 겪는다.

청각이 정신 활동을 담당하는 중추신경계와 연결되기 때문이다.

용산구 한남동 디뮤지엄에서 개막한 기획전 '사운드뮤지엄: 너의 감정과 기억'은 눈으로만 보는 정적인 전시가 아니라 소리를 중심으로 온몸의 감각을 깨우는 공감각적 전시다.

빛과 공간을 느끼고 소리에 귀 기울여 몰입하다 보면 생각지 못한 감정적 울림을 느끼게 된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공간음향 거장으로 불리는 로빈 미나드의 사운드 설치 작업이 맞이한다.

파란빛으로 가득 찬 공간에 수백개의 작은 스피커에서 나오는 맑은소리가 퍼져 명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프랑스 아티스트 그룹 랩212의 공간에서는 천장부터 바닥까지 이어진 파란빛 줄을 관람객이 건드리면 그랜드피아노에서 프랑스 작곡가 루이 와린스키의 음악이 흘러나온다.

현대미술가 박보나가 영화 등을 위한 효과음을 만드는 폴리아티스트 이창호와 협업한 시청각작업은 소리의 또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아름다운 휴양지 이미지와 함께 파도 소리, 바람 소리 등이 들리는데, 반대쪽 스크린에서 작업실에서 빗자루와 빨래판 등으로 소리를 만드는 장면이 나온다.

독일과 미국을 오가며 활동하는 사운드 아티스트 도론 사제는 소리를 100% 흡수하도록 설계된 무반향실에 설치 작업을 선보인다.

관람객은 목소리를 내보는 것만으로도 낯선 감각을 느끼게 된다.

바스쿠와 클루그 듀오 작품은 센서에 숨결을 불어 넣으면 화려한 샹들리에 형태 조명이 마법처럼 빛을 발하며 화려한 소리를 낸다.

여러 개의 센서가 있고, 숨결 길이 등에 따라 빛과 소리 모양이 달라진다.

이들을 포함해 국내외 작가 13팀의 작품 22점이 소개된다.

온갖 소음으로 가득 찬 바깥세상과 차단된 13개 독립된 공간에서 접한 청각 자극은 진한 여운을 남긴다.

12월 27일까지. 관람료 성인 1만5천원.
소리로 보는 전시…새로운 감각의 울림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