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중부에 있는 게데라시 인근 들판에서 유대인들이 밀을 수확하고 있다. 검은 양복 차림에 모자를 쓰고 밀을 수확하는 모습이 독특하고 인상적이다. 밀밭을 배경으로 그려진 한 폭의 풍경화를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이들은 1년 후 열릴 ‘페사흐(Pesach)’ 축제를 위해 준비하고 있다. 페사흐는 이집트에서 노예 생활을 하던 이스라엘 민족이 모세의 인도로 탈출한 ‘출애굽’ 사건을 기념하는 축제다. ‘유월절(逾越節)’이라 부르기도 한다. 보통 3월 말과 4월 초에 1주일 동안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이들이 수확하는 밀은 페사흐 때 나눠 먹는 밀가루빵 ‘마초트(Matzoth)’를 만들기 위한 것이다. 1년 동안 저장하고 숙성해 빵을 만든다. 축제가 시작되면 마초트를 나눠 먹는다.

내년 페사흐 기간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 있을까. 코로나19가 얼른 종식돼 페사흐처럼 특별한 의미를 지닌 축제에서 많은 사람들이 모여 마음껏 음식을 먹고 기쁨을 나눌 수 있게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