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소설가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특히 한국에서 인기가 많다.

세계적 베스트셀러가 된 데뷔작 '개미'가 남긴 인상이 워낙 강렬해서 그 이후 우리나라에서 출간되는 작품마다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일본 작가들인 히가시노 게이고, 무라카미 하루키와 함께 지금까지도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소설가 자리를 장기 집권 중이다.

베르베르의 작품은 세계 35개 언어로 번역돼 2천300만부가 넘게 팔렸는데 이 가운데 국내에서 팔린 양이 절반을 넘는 1천200만 부 이상일 정도다.

'개미'를 비롯해 '뇌', '나무', '신'은 각각 100만부를 넘긴 밀리언셀러다.

지난해 신작 '죽음'이 국내에 출간된 지 약 1년 만에 또 한 권의 장편소설이 국내에 번역돼 소개된다.

기억과 전생을 테마로 다룬 장편소설 '기억'이다.

원제는 '판도라의 상자'로 2018년 프랑스에서 출간돼 15만부 이상 판매됐다.

베르베르가 들려주는 '전생' 이야기…장편소설 '기억'

베르베르 특유의 기발한 상상력과 세계관이 이번에도 소설 곳곳에 넘쳐흐른다.

'기억'은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해보는 '나는 누구이고 어디에서 왔는가'라는 질문에서 시작한 작품이라고 한다.

우리의 정체성에서 기억은 어느 정도를 차지하는 것인지, 우리는 어떻게 기억을 만들고 유지하는지를 전생이라는 장치를 통해 흥미롭게 풀어나간다.

서양적 사고와 동양적 세계관이 절묘하게 어우러지는 특징도 여전하다.

고등학교 역사 교사인 주인공 르네는 우연히 퇴행 최면을 받으면서 자신의 수많은 전생과 맞닥뜨린다.

직전 전생은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참전했다가 전쟁터에서 목숨을 잃은 병사였다.

계속 전생을 찾아가다 보니 모두 111차례 전생이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백작 부인, 고대 로마 갤리선 노잡이, 캄보디아 승려, 인도 궁궐에 사는 아름다운 여인, 일본 사무라이 등 다양한 전생의 기억이 되살아난다.

최초의 전생은 충격적이다.

대홍수에 바다 아래로 사라진 전설 속 대륙 아틀란티스에 살았던 남자 게브가 주인공 르네의 원형이다.

전생의 기억들은 서로 연관되고 인과 관계로 이어질 때도 있다.

르네는 전생의 기억을 활용해 위기를 벗어나지만, 반대로 전생의 경험이 그의 발목을 잡기도 한다.

소설은 기억이라는 화두를 통해 정체성을 찾아가는 여행 속으로 독자들을 초대한다.

최면, 전생, 아틀란티스 같은 환상적 이야기가 '코로나 블루'로 더 고단해진 현실을 잠시나마 잊게 할지도 모르겠다.

예약판매 기간에 주문하면 보는 각도에 따라 표지 이미지가 다르게 보이는 '렌티큘러판'을 소장할 수 있다.

열린책들 펴냄. 전미연 옮김. 전 2권.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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