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장녀

▲ 오래된 것들을 생각할 때에는 = 등단 40년을 맞은 고형렬 시인이 5년 만에 펴내는 열한 번째 시집이다.

유심작품상을 받은 '어디서 사슴의 눈도 늙어가나'를 비롯한 98편의 시를 4부로 나눠 실었다.

삶의 허무와 회의감을 노래하면서도 시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성찰의 태도를 보인다.

공들여 조탁한 시어와 개성적 운율이 몰입감을 높인다.

'내일 살아 있는 시인이 죽으면/ 살아 있던 시인의 시는 죽은 시인의 강설로 돌아올 것이다/ 시는 시인의 끝에서 피어나는 꽃이다// 그들의 손에서 풀 냄새가 난다/ 시인이 죽어서 자신의 시를 볼 수 없을 때 시는 옷을 입는다/ 시는 혼자서 아름다워진다' (시 '죽은 시인의 옷' 일부)
1954년 강원도 속초에서 태어난 고형렬은 1979년 '현대문학'에 시를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대청봉 수박밭', '밤 미시령', 지구를 이승이라 불러줄까' 등과 산문 '고형렬 에세이 장자' 등이 있다.

창비. 204쪽. 9천원.
[신간] 오래된 것들을 생각할 때에는
▲ 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 = 등단한 지 25년이 된 은희경이 13년 전에 낸 소설집을 새롭게 재단장해 펴냈다.

출판사 측은 '리마스터판'이라고 부른다.

기존에 실린 중단편들을 작가가 직접 새로 수정하고 작품 순서도 재배치해 분위기를 바꿔봤다.

황순원문학상 후보작이었던 표제작을 비롯해 '날씨와 생활', '지도 중독', '고독의 발견', '유리 가가린의 푸른 별', '의심을 찬양함'까지 6편이 실렸다.

은희경만의 예술적이고 긴장감 넘치는 문체가 이상과 현실의 경계를 묘하게 줄타기하는 독특한 서사 구조와 어우러진다.

창비. 304쪽. 1만4천원.
[신간] 오래된 것들을 생각할 때에는
▲ 장녀 = 소설 제목은 맏딸을 뜻하는 동시에 간장을 담그는 여인이라는 중의적 설정이라고 한다.

어린 시절 세 자매를 버리고 떠난 어머니에게 양가 감정을 느끼는 주인공은 시골 장터에서 재래 메주를 발견하고 불현듯 장을 집에서 담그기로 한다.

소금물이 메주를 만나 간장으로 발효하듯, 장이 익어가는 동안 결핍과 고독에 상처받았던 주인공의 마음도 조금씩 치유되고 성숙해간다.

브랜드 컨설턴트이자 남성복 패션 칼럼니스트인 황의건이 펴낸 첫 장편소설이다.

소설 출간과 비슷한 시기에 할리우드에서 활동 중인 영화음악 감독 남수진이 유튜브를 통해 '장녀'를 테마로 한 음원을 공개할 예정이다.

예미. 148쪽. 1만4천원.
[신간] 오래된 것들을 생각할 때에는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