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광주에서 함께 택배일을 하고 있는 최한민(남편), 장민숙(아내) 부부./사진=CJ대한통운 제공
경기도 광주에서 함께 택배일을 하고 있는 최한민(남편), 장민숙(아내) 부부./사진=CJ대한통운 제공
# 올해 6년 차 택배기사 최한민씨(43)는 2년 전부터 아내 장민숙씨(38)와 택배일을 함께 하고 있다. 남편의 일손을 돕기위해 택배 일을 시작한 장씨는 현재 남편과 각자 차량을 운행하며 집배송 작업을 하고 있다. 최씨는 "자녀 세명에게 들어가는 교육비가 만만치 않은데 아내와 함께 일하며 가구 수입이 높아져 가정에서나 일터에서나 안정감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택배기사 100명 중 10명이 부부인 것으로 나타났다. CJ대한통운은 '부부의날'(5월21일)을 앞두고 전국 1만8000여명 택배 기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450명(1225쌍)이 부부기사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19일 밝혔다. 전체 기사의 13.6%가 부부인 셈이다.

부부를 포함해 부모-자녀 관계, 형제·남매 관계 등 가족 관계인 택배 기사는 총 3498명으로 약 20%를 차지했다.

작업형식은 다양하게 나타났다. 동일 구역을 가족과 함께 배송하는 '동행 배송' 형태는 2042명(58.4%)으로 집계됐다. 각각 다른 구역을 전담하는 '각자 배송' 형태는 1369명(39.1%)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 영업관리 및 거래처 출고 물량을 확보하는 '집화 전담' 형태, 물량이 가장 많은 날에만 업무를 분담하거나 분류도우미, 사무관리 등 집배송 업무를 보조하는 형태 등 기타 방식은 87명(2.5%)으로 나타났다.

CJ대한통운의 분석에 따르면 가족단위의 택배기사가 증가하는 데는 배송 상품의 크기가 작아지고 자동화 설비가 도입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작업 효율성과 수입이 높아짐에 따라 가족들에게 추천할 만한 직업이 됐다는 해석이다. 아울러 택배물량이 늘어나면서 택배 기사들이 추가로 아르바이트 계약을 하는 대신 미취업 가족 구성원에게 택배기사 일을 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택배업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바뀌면서 택배기사 또한 가족에게 추천하는 직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