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는 아침] 백영수 '장에 가는 길'
백영수미술관이 소장한 ‘장에 가는 길’은 1953년 5월 피란지인 부산 광복동의 국립박물관 화랑에서 열린 ‘제3회 신사실파 미술전’에 출품했던 작품이다. 백영수는 이때 ‘전원’ ‘여름’ ‘태양의 하루’ ‘영리한 까치’ ‘바닷가’ ‘실내’ ‘아카시아 그늘’ 등 8점을 선보였는데, ‘장에 가는 길’은 원화가 유실돼 필름으로만 남아 있던 것을 2010년에 다시 그렸다고 한다.
치마, 저고리 차림에 아이를 업고 저마다 머리에 함지박이며 보따리를 인 여인들의 모습이 정겹다. 이목구비가 생략된 세 여인의 얼굴 방향이 각기 다른 것은 장터 나들이의 들뜬 분위기를 짐작하게 한다. 전체적으로 따뜻한 색채가 단조로우면서도 평화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에서 오는 8월 9일까지 열리는 기획전 ‘백년을 거닐다:백영수 1922-2018’에서 만날 수 있다.
서화동 선임기자 fire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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