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원 교수의 책 '우리에게는 헌법이 있다' 출간

헌법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5·18 광주민주화운동 40주년이 그 직접적 계기가 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오전 광주 5·18 민주광장(옛 전남도청 앞)에서 '세월은 흘러가도, 산천은 안다'를 주제로 열린 40주년 기념식에서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 필요성을 거듭 강조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문 대통령은 앞서 17일 방송된 광주MBC의 5·18 40주년 특별기획에도 출연해 헌법 개정 논의가 이뤄질 경우 전문에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6·10 항쟁 정신이 반드시 담겨야 한다는 입장을 명확히 피력했다.

지난 1987년 만들어진 현행 헌법 전문에는 3·1 운동과 4·19 혁명만이 담겨 있다.

문 대통령은 2018년 3월 26일 전문에 '3·1 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 혁명, 부마 민주항쟁과 5·18 민주화운동, 6·10 항쟁의 민주 이념을 계승하고…'라는 대목이 포함된 개헌안을 국회에 제출했으나, 투표수가 의결정족수에 미치지 못하는 '투표 불성립'으로 개헌이 중도 무산됐다.

국민 행복 지키는 핵심 가치를 헌법에서 다시 보다
국민 행복 지키는 핵심 가치를 헌법에서 다시 보다
때마침 출간된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이효원 교수의 저서 '우리에게는 헌법이 있다'는 헌법에 담긴 '국민주권', '법치국가', '자유민주주의', '평화와 통일'이라는 핵심 가치를 거울삼아 대한민국의 현실을 읽고 우리가 어디로 나아가야 할지 생각해보게 한다.

14년 동안 검사로 활동한 이력이 있는 이 교수는 대중의 시선에 맞춰 쓴 이 책을 통해 우리 헌법에 담겨 있는 핵심 가치를 풀이하며 과연 우리 사회가 건강하게 작동하고 있는지 다시 생각해보자고 독자들에게 진지하게 제안한다.

최고의 법인 헌법은 국가의 철학과 비전을 담고 있다.

헌법이 곧 국가의 미래상인 것이다.

따라서 '나쁜' 헌법을 가진 국가에 미래는 없다고 저자는 자신 있게 말한다.

아무리 영토가 넓고 자원이 풍부해도 국가의 건강한 이념과 목표가 없으면 행복한 사회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건강하지 않은 국가에서는 개인이 도덕적이고 지혜로워도 결코 행복하기 힘들다.

헌법은 일종의 등대와 같으며, 올바른 방향성을 제시하는 등대만이 거친 파도와 바람으로부터 국민을 지켜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대한민국 헌법은 어떤 철학과 비전을 내세우고 있을까? 앞서 언급한 바처럼 저자는 '국민주권', '법치국가', '자유민주주의', '평화와 통일'을 그 핵심 가치로 꼽는다.

1948년 7월 17일 제정된 이후 우리 헌법은 아홉 차례의 개헌을 거쳤다.

이번 책은 헌법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변해왔는지 찬찬히 살핀다.

그리고 헌법 전문과 본문 10장 130개 조항에 담긴 가치를 판례와 함께 입체적으로 풀어낸다.

우리 헌법은 민주주의를 표방하는 어떤 국가들보다 뚜렷하게 '민주공화국'으로서의 국가 정체성을 내세우고 있다.

특히 이 책에서는 헌법 제1조 1항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와 2항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다"가 명시하는 헌법적 가치에서 '국민주권'의 의미를 해석하고 국가권력을 세밀히 통찰한다.

저자는 국가란 언제든지 개인을 폭력적으로 지배할 위험이 있기에 맹목적으로 믿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5·16 군사쿠데타와 12·12 군사쿠데타를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애국, 즉 국가에 대한 사랑은 국가 자체에 대한 존경이나 권력자에 대한 충성이 될 수 없으며, 반드시 국가의 헌법적 가치를 사랑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이 교수는 강조한다.

이번 신간은 현직 서울대 교수진의 강의를 엄선한 '서가명강(서울대에 가지 않아도 들을 수 있는 명강의)' 시리즈의 열 번째 책으로 출간됐다.

21세기북스. 312쪽. 1만6천원.
국민 행복 지키는 핵심 가치를 헌법에서 다시 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