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기사와 상관 없음/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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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간소음의 고통은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몰라요. 시도 때도 없는 피아노 연주, 누군가에겐 소음입니다."

A씨는 무려 1년 6개월째 층간소음에 시달리고 있다. 발소리도 TV 소리도 아니다. 고상한 클래식 음악 때문이다.

"층간소음 고민 도와달라"며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린 A씨는 2018년 10월 부터 피아노 연주 소리 때문에 고통 받고 있었다.

그는 "처음엔 클래식 음반인 줄 알았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하루종일 들리더라. 한달 가까이 듣다보니 미칠 것 같았다"고 했다.

이 때문에 아파트 관리실에 연락해 방송을 부탁했고 엘리베이터에도 "음악 볼륨 좀 낮춰달라"는 글을 써붙였다. 하지만 어느날 음반이 아니라 피아노치는 소리였다는 것을 알게됐다.

엘리베이터에 글을 써붙인 후 잠시 뜸한가 싶었지만 올해 4월, 코로나로 인해 자택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피아노 연주는 다시 들려왔다.

A씨는 "평일, 주말, 오전, 오후 불문하고 자기 멋대로 피아노를 치더라. 처음엔 그러다 말겠지 했는데 계속 쳤다. 경찰과 대동하여 해당 호수 주민과 이야기까지 했다"고 말했다.

층간소음을 일으킨 주민 B와 그의 남편은 "아내가 피아노 전공자라서, 집에서 연주한 것", "데시벨 측정했는데 법적으로 전혀 문제가 안된다", "낮인데 뭐 어떠냐" 등의 주장을 펼쳤다.

A씨는 B씨에게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1시간 이내로 쳐 달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3일 만에 피아노 소음은 재개됐다.

참다 못한 A씨는 관리실에 가 다시 이들의 행태를 고발했고, "피아노 소리는 공기로 전달돼 어러세대에 소음 피해를 주고, 건반 누를 때 생기는 진동도 이웃에 고스란히 전달된다"며 "낮시간이라도 수시간 계속되는 피아노 소리는 참기 힘든 소음이 되니 소음방지처리를 하고 배려해 달라"는 공지사항을 게재했다.

B씨 부부는 "피아노 뒤에 흡음재와 매트를 깔았다"면서 "방음벽은 붙박이장이 있어 설치할 수 없다. 방음부스도 공간이 안나와 못 만든다"는 변명만 늘어놓았다.

대화 중 A 측은 절박한 마음에 "피아노 치면 무슨일 날지 보자"고 했고 B씨 남편은 "위협적이다"라고 말했다.

결국 연주회 시즌인 7월 중순까지 피아노 소음을 이해해주기로 합의했다.

B씨 측 부모는 "내 딸 위협했냐", "경찰서에서 보자"는 등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였다. 결국 B씨 측은 A씨를 경찰에 고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모든 피아노 전공자들이 이웃을 배려하지 않고 공동주택인 아파트에서 연습을 하는가"라며 "명문대 졸업해 유학까지 나온 배운 사람이던데 그 태도에 더더욱 화가 난다"고 분노했다.

네티즌들은 "저도 전공자인데 몇시간씩 집에서 연습하는 건 민폐", "몇시간이 걸리든 연습실에서 연습하는 게 맞다", "클래식 음악 좋아하는 사람이나 듣기 좋지, 싫어하는 사람 귀엔 소음이다", "저 사람이 경우 없는 것이다. 보통 전공자들은 피아노 연습하는 방에 방음벽을 기본으로 설치한다", "법적 제제 가할 수 있나 변호사와 상담해보라"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층간소음은 ‘직접충격소음’과 ‘공기전달소음'으로 나뉜다. A씨의 경우 악기 소리가 공기 중으로 전파되니 '공기전달소음'에 해당한다.

공기전달소음은 5분 동안 등가소음도가 주간 45㏈, 야간 40㏈를 넘지 않아야 한다. 공기전달소음의 측정 시간이 직접충격소음의 1분보다 긴 5분인 것은 TV나 악기 소리가 긴 시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연립주택이나 다세대주택 등 아파트에 비해 더 소음이 잘 들리는 곳은 기준 수치에서 각각 5㏈씩 더한다. 이 기준치를 세 번 이상 넘기면 기준을 어긴 것으로 판단된다.

층간소음 피해자들은 가해자를 상대로 복수하기 위해 우퍼 스피커를 설치하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대응할 경우 도리어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

국가소음정보시스템은 층간소음으로 인한 분쟁을 조정하기 위한 센터를 개설해 운영 중이다.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에 민원을 접수하면 공동주택 관리주체의 중재 하에 현장방문상담과 층간소음 측정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당하는 사람에게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을 주는 층간소음. 이같은 층간소음으로 인한 이웃 간 분쟁이 일어날 경우 아래층에 사는 사람은 어떤 구재를 받을 수 있을까.

법알못(법을 알지 못하다) 자문단 이인철 변호사는 "아랫집에서는 당연히 항의할 수 있다. 소음기준이 있는데 1분간 주간43dB 과 야간 38d 소음기준이고 직접 대면에서 처리하기 보다는 차라리 아파트의 경우에는 관리사무를 통해서 하시거나 아니면 환경부의 층간소음이웃사이센터에 신고하여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이 변호사는 이어 "환경부에 분쟁조정을 신청하거나 법원에 민사소송을 제기해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배상금은 약50만원에서 100 만원정도 나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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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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