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흥 80∼90대 할머니 6명, 16일 시화집 출판 기념회

월림마을 할머니들은 지금 '할매들은 시방' 덕에 웃음꽃

"언제 영감하고 굴다리 밑을 가는데 앞에 두 내외가 손잡고 가는 게 어찌 좋아 보이던가 나도 영감 손을 잡았지라. 그랬더니 굴다리에 나를 댑다 댕겨버립디다.

그리곤 앞에 핑하고 가버렸지라. 안 하면 좋게 안 한다고 하지 뭐 저라고 갈까.

이제는 없는 영감 아직도 그때 그 속을 모르겠소."
한글을 읽고 쓰는 것조차 서툴렀던 시골 마을 할머니들이 시화집을 펴내고 어엿한 출판 기념회까지 열게 됐다.

14일 장흥문화공작소에 따르면 장흥군 용산면 월림마을 할머니 6명은 16일 용산면 마실장에서 합동 시화집 '할매들은 시방' 출판기념회를 연다.

정종순 장흥군수, 위등 군의회 의장 등 인사들이 참석해 '늦은 등단'을 축하한다.

저자와의 대화, 사인회 등 통상의 출판 기념회 형식을 갖춘 행사로 치러진다.

'할매들은 시방'은 김기순(81), 김남주(91), 백남순(85), 위금남(82), 정점남(80) 할머니가 황희영 인문활동가의 도움을 받아 지난 3월 31일 출간해 전국 서점에서 판매되고 있다.

월림마을 할머니들은 지금 '할매들은 시방' 덕에 웃음꽃

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인문 활동가 양성 파견사업을 통해 할머니들은 2018년 8월부터 일주일에 두 번 모여 그림과 시를 익혔다.

유명 시를 필사하고, 읽어가면서 서로 감상을 이야기하고 주제와 관련한 음악을 듣기도 했다.

사투리와 말투가 고스란히 묻어나는 100여편 시와 그림은 할매들은 시방이란 제목의 책으로 엮였다.

시방은 시(詩)방이자 할머니들의 현재(지금)이기도 하다.

할머니들은 방송·언론의 관심에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황희영 활동가는 "병원 가는 일이 일상의 대부분이었던 할머니들이 노년을 풍요롭게 살 수 있는 활동을 하고 싶었다"며 "출간 소식이 알려지면서 방송사 인터뷰가 줄을 이어 할머니와 가족들이 엄청나게 좋아하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