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직격탄에 "장기불황 대비"
극장들 몸집 줄이기…VOD 서비스 종료·사업분할
극장들이 몸집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데다, 장기 불황에 대비하려는 움직임에서다.

3일 영화계에 따르면 롯데시네마는 최근 홈페이지에 이달 31일부로 VOD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공지했다.

롯데시네마는 2018년 7월 온라인동영상 서비스(OTT) '씨츄'(SEECHU)를 선보였다가 지난해 12월 '롯데시네마 VOD'로 개편했다.

월정액을 내면 각종 영화를 볼 수 있는 서비스로, 콘텐츠 수급에 상당한 비용이 들어가는 반면 수익성은 떨어지자 개편 5개월만에 서비스 종료를 결정했다.

롯데시네마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불황이 언제 끝날지 알 수 없기에 불황 장기화에 대비, 일부 사업을 정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극장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CGV는 코로나19 이후 신규 개점은 물론 리뉴얼 공사를 전면 중단했다.

영업 실적이 부진한 지점은 폐쇄할 방침이다.

최근에는 직영점 116개 임대인에게 6개월간 임대료를 유예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월 170억∼180억원에 달하는 전체 임차료를 감당할 수 없어서다.

CGV는 경영이 정상화하면 12개월로 나눠 지급한다는 계획이다.

증권가에선 국내 최대 멀티플렉스 CGV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1분기에 대규모 영업적자를 낼 것으로 본다.

극장들 몸집 줄이기…VOD 서비스 종료·사업분할
배급사 뉴(NEW)는 극장 체인 씨네Q를 물적분할해 신설법인으로 만들 예정이다.

이달 29일 주주총회 의결을 거쳐 6월 1일 주식회사 씨네큐를 설립한다.

뉴는 2017년 8월 1호점인 경주 보문점 개관을 시작으로 극장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최근 3년간 지점을 전국 각지에 늘려 현재 신도림·성신여대입구·충주연수·구미봉곡·전주영화의거리 등 총 6곳을 운영 중이다.

뉴는 최근 공시를 통해 분할 목적을 밝히면서 "필요하면 외부 투자유치, 전략적 사업 제휴, 기술협력, 지분 매각 등을 통해 경쟁력 강화와 재무구조 개선을 도모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업계는 '지분 매각' 가능성을 열어놓은 점에 주목한다.

뉴는 최근 3년간 실적 부진에 빠져있고, 극장 사업 역시 적자를 면치 못한다.

뉴는 2017년 51억원 적자를 낸 데 이어 2018년과 2019년에도 각각 106억원과 81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코로나19 여파로 극장 실적은 더욱 악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현용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물적분할로 적자사업인 상영관에 대해 매각 딜 구조가 간결해졌다"면서 "매각이 여의치 않으면 투자유치나 자산 유동화 등 다양한 장기생존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수월해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뉴 측은 매각 가능성에 대해 "물적분할은 투자배급사업과 영화관 사업 각각의 전문성을 높이고 경영 기동성을 확보해 효율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며 "매각 관련한 사항은 논의한 바 없다"고 밝혔다.

최근 10개관 중 7개관이 전 좌석 리클라이너 시트로 설치된 전주영화의거리점을 여는 등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오히려 개별 극장 영업과 정상화에 힘쓰고 있다는 설명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