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김포공항 내 신라면세점 영업 풍경. 사진=김영우 한국경제신문 기자 youngwoo@hankyung.com
지난달 김포공항 내 신라면세점 영업 풍경. 사진=김영우 한국경제신문 기자 youngwoo@hankyung.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호텔신라가 81분기 만에 처음으로 분기 영업적자를 냈다. 700억원에 가까운 영업손실을 기록해 증권가의 우려보다도 큰 폭으로 부진한 성적표를 내놨다.

호텔신라는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손실이 66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적자 전환했다고 24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9437억원으로 29.7% 감소했다. 당기순손실도 736억원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호텔신라 1분기 실적. 자료=호텔신라 제공
호텔신라 1분기 실적. 자료=호텔신라 제공
이는 분기 실적을 발표하기 시작한 2000년 1월 이후 첫 분기 영업적자다. 금융투자업계의 예상치를 큰 폭으로 밑돈 '어닝 쇼크'이기도 하다. 코로나19 사태로 면세점과 호텔이 '개점 휴업' 상태로 접어든 결과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호텔신라의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컨센서스(국내 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각각 1조856억원, 69억원으로 집계됐다. 최근 증권사들이 영업적자 전망을 내놓기는 했으나 가장 큰 손실 규모 전망도 300억원대 수준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쇼크'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분기 실적 공개가 시작된 2000년 1월 이후 81분기 만에 첫 분기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과거 실적 성장세를 주도하던 면세사업을 운영하는 TR부문에서 올 1분기 490억원의 영업손실이 났다. TR부문 매출은 8492억원으로 31% 쪼그라들었다.

국내 면세점 시내점과 공항점 매출은 각각 22%, 42% 감소했다. 지난해 홍콩 시위에 따른 첵랍콕공항 면세점 부진 여파에 코로나19 직격탄이 덮친 결과다. 중국 보따리상(따이궁)이 여전히 큰 손이었지만 발길이 끊기며 알선료율은 지난해 4분기 6%(6.7%)대에서 4%대(4.3%)로 떨어졌다.

호텔&레저 부문에서도 17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1분기 서울 지역 호텔 투숙률은 지난해 4분기 82%에서 올 1분기 44%로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졌다. 매출은 20% 감소했다.

호텔신라는 다만 코로나19 사태 정상화 이후를 대비한 투자에는 계속 나선다는 방침이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향후 영업 정상화에 대비해 세계 1위 기내면세점 '쓰리식스티(3SIXTY)' 지분 인수를 완료하는 등 미래를 위한 투자는 지속하고 있다"며 "코로나19 피해가 다른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어 소비 회복 등 이후 앞으로 실적이 좋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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