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얼 세대(1980~2000년대 초반생)사이에서 채식주의가 하나의 '라이프 스타일'로 자리를 잡으며 식품업계의 채식 시장 규모도 커지고 있다./사진=게티이미지
밀레니얼 세대(1980~2000년대 초반생)사이에서 채식주의가 하나의 '라이프 스타일'로 자리를 잡으며 식품업계의 채식 시장 규모도 커지고 있다./사진=게티이미지
밀레니얼 세대(1980~2000년대 초반생) 사이에서 채식주의가 하나의 '라이프 스타일'로 자리를 잡으면서 햄버거 라면 등 대표적 인스턴트 식품에도 채식 바람이 불고 있다. 한국채식연합에 따르면 국내 채식 인구는 지난해 기준 150만명. 이 가운데 비건(계란·우유 등 유제품도 먹지 않는 채식주의자)은 5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동원F&B는 국내 채식 인구가 늘어남에 따라 식물성 대체육 브랜드 '비욘드미트'의 신제품 2종을 출시하고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고 밝혔다. 비욘드미트는 콩과 버섯, 호박 등에서 추출한 단백질로 만든 100% 식물성 대체육 제품이다. 단백질 함량은 높은 반면 지방과 포화지방산 함량은 낮다. 환경호르몬이나 항생제 등이 전혀 포함돼 있지 않아 건강 등의 이유로 육류를 섭취하지 않는 소비자들을 겨냥한 제품이다.

채식 인구 증가에 따라 외식업계도 해당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롯데리아는 지난 2월 국내 프랜차이즈 업계 최초로 식물성 패티와 빵, 소스로 만든 햄버거인 '미라클버거'를 선보였다. 이 제품 이름에는 '고기 없이 고기 맛이 나는 기적'이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패티는 콩 단백질과 밀 단백질로 고기 식감을 재현했다. 소스는 달걀 대신 대두를 사용했으며 빵도 우유 성분이 아닌 식물성 재료로 만들었다. 한마디로, 동물성 재료가 전혀 들어가지 않아 '비건'에게 적합한 버거라는 뜻이다.

한국의 대표적인 인스턴트 음식 중 하나인 라면 중에서도 비건을 겨냥한 제품이 있다. 오뚜기는 지난해 11월 비건족을 잡기 위해 '채식 라면'을 선보였다. 지난해 11월 출시된 채소라면 '채황'은 버섯, 무, 양파, 마늘, 양배추, 청경채, 당근, 파, 고추, 생강 등 10가지 채소로 국물맛을 냈으며, 영국 비건 소사이어티에서 비건 인증을 받았다.

디저트 업계 역시 비건을 공략한 상품을 이미 출시한 상태다. 스타벅스는 지난해 11월 유기농·식물성 재료만을 사용한 비건용 젤리인 '베어리스타 오가닉 젤리'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감귤류, 사과 등의 과일 껍질에서 추출한 천연성분인 펙틴으로 액체를 고형화했다.

식품업계에서는 이 같은 비건 메뉴가 식품업계에서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채식주의는 전세계적으로 단순히 개인의 건강과 다이어트를 위한 식습관 개선을 넘어 동물권익과 환경보호를 중시하는 라이프스타일로 자리매김했다"면서 "특히 '윤리적 소비'를 중요시하는 밀레니얼 세대 사이에서는 채식을 하나의 취향으로 받아들이는 경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채식 시장이 커지는 것은 전세계적인 트렌드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그랜드뷰리서치는 전 세계 채식 시장 규모가 2018년 이후 매년 평균 9.6%씩 성장해 2025년에는 약 29조 717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