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꽃샘추위도 약하다’는 게 괜한 얘기가 아니었다. 지난달 전국 평균기온이 역대 3월을 통틀어 두 번째로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청이 1973년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따뜻한’ 3월이었던 2018년(8.1도)에 비해 불과 0.2도 낮았다.

꽃샘추위도 약했네…지난 3월 역대 두 번째로 따뜻했다
기상청은 지난달 전국 평균기온이 7.9도로 평년(1981~2010년)보다 2도 높았다고 3일 밝혔다. 평균 최고기온(14.1도)과 최저기온(1.9도)도 각각 5위와 3위를 기록했다. 제주(11.5도) 남해(9.8도) 진주(8.7도) 등 19곳에선 역대 가장 높은 평균기온을 나타냈다. 올해 1월(1위)과 2월(3위) 평균기온도 역대 순위권에 들 정도로 고온 추세가 이어졌다.

기온이 높아진 것은 북쪽 찬 공기가 남쪽으로 내려오지 못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시베리아 지역의 기온이 평년보다 2도가량 높게 유지되면서, 차고 건조한 고기압이 강하게 발달하지 못했다. 또 강한 극소용돌이(북극지역의 찬 공기를 머금은 저기압 덩어리)가 평년보다 강해 북극의 차가운 공기가 남쪽으로 내려오지 않았다. 햇볕이 강하게 내리쬔 영향도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2018년부터 올해까지 3월 기온이 3년 연속 역대 상위 5위 안에 들었다”며 “한동안 봄에도 더운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사도 강했다. 지난달 일조 시간은 246.6시간으로 평년보다 52.6시간 길었다. 역대 세 번째 기록이다. 기온이 높고 일조량이 많은 영향으로 올해 서울에선 지난달 27일 벚꽃이 피어나 1922년 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빨리 개화했다. 평년보다 14일 이르다. 강수량은 28.1㎜로 역대 여덟 번째로 적었다.

다만 이번 주말(4~5일)에는 바람이 불어 춥고 쌀쌀할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고기압이 확장되면서 찬 공기가 내려올 것으로 관측됐기 때문이다. 5일 오전에는 경기 북부와 강원산지 일부 내륙의 기온이 뚝 떨어지는 ‘반짝 꽃샘추위’도 있을 전망이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