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핀 석촌호수 /사진=연합뉴스
벚꽃 핀 석촌호수 /사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전국 각지에서 벚꽃축제 행사를 취소하면서, 가까운 도심에서 기분전환을 하려는 이들이 눈에 띈다. 그 가운데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조하며 이 또한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흘러 나온다.

코로나19의 전 세계적인 확산과 벚꽃놀이 시즌이 맞물리면서 최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집 근처로의 나들이 문제를 두고도 많은 네티즌들이 갑론을박을 펼치고 있다.

한 네티즌은 "벚꽃놀이를 멀리 간 것도 아니고 집 앞이 석촌호수라서 아파트 입구에서 찍어도 벚꽃이 잘 보인다. 그런데 그 사진을 본 친구가 '이 시국에 벚꽃을 보러 갔냐'면서 뭐라고 하더라. 직접 구경간 것도 아닌데 사진도 내 마음대로 못 올리냐"라며 하소연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힘들게 일하는 의료진 분들을 생각하면 집에만 있는 게 뭐가 그리 어려운 일이라고 벚꽃놀이를 가는지 모르겠다. 그래서 SNS에 '벚꽃놀이도 드라이브 스루로 하라'는 글을 올렸다. 근데 그걸 본 친구가 벚꽃놀이를 간 자신을 저격하는거냐면서 따지더라. 친구가 올린 벚꽃놀이 사진을 보고 짜증나서 쓴 글이 맞긴 하지만 사실 걔가 나한테 따질 입장인가 싶더라"며 황당해했다.

'남자친구랑 벚꽃놀이 갈 때 입을 옷 좀 골라달라'는 글에도 네티즌들의 의견이 분분하다. 일부는 "아파트 단지에서 즐기는 건 괜찮지 않냐", "아침에 다닥다닥 붙어서 출근도 하는데 아파트 단지 꽃놀이가 그렇게 예민할 일이냐", "밀폐된 공간이 아니라서 마스크 잘 끼면 괜찮을 듯" 등의 의견을 보였다. 반면 "조금만 더 참으면 되는데 그게 그렇게나 어렵나", "최대한 자제할 수 있는 건 자제해보자", "괜찮다 아니다 따지기 전에 당분간은 그냥 외출을 줄여라" 등의 반응을 보이는 이들도 있었다.

실제로 코로나19에 대한 확산 우려로 다수의 지역에서 많은 인원이 밀집하는 벚꽃축제를 취소했다. 영등포구는 오는 10일까지 여의도 국회의사당 뒤편 윤중로 1.6㎞ 구간을 통제한다. 안양천 제방 산책로도 같은 기간 3.2㎞ 구간을 대상으로 출입 통제를 실시했다. 송파구도 지난달 28일부터 이미 석촌호수 벚꽃 산책로를 전면 폐쇄한 상태로 이 조치는 오는 12일까지 유지된다. 동작구에 위치한 국립서울현충원도 12일까지 일반 시민 방문을 제한한다.

서울시는 주말인 4, 5일과 12일 여의도 한강공원 제1~4주차장을 폐쇄하고 진·출입구 6곳에 차단시설을 설치하기로 했다. 봄 나들이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여의도 벚꽃축제는 올해 취소됐다. 그러나 코로나19로 몸도 마음도 지친 탓일까. 기온이 높아지기 시작하면서 나들이객이 늘어났다. 3월 넷째주 공원 이용객은 지난해 111만9000명에서 올해 143만4000명으로 약 28% 증가했다. 이에 인근 주민들의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 인근에서 만난 한 택시기사는 "지난 주말 여의도 한강공원 인근은 나들이를 온 사람로 가득했다. 도로에 차량도 상당히 많았고, 또 사진을 찍을 때는 결국 마스크를 벗더라"고 전했다.

우려 섞인 목소리는 국민 청원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한 청원자는 지난달 30일 "영등포에서는 여의도 봄꽃 축제는 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사람들은 축제가 취소되어도 꽃은 핀다며 몰리고 있다"며 "부디 모두를 위해 여의도 역, 샛강역, 여의나루역, 국회의사당 뒤, 윤중로를 주말만이라도 꼭 통제해 주시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시가 여의도한강공원 주차장 폐쇄 외에도 그늘막 설치 금지 조치 및 단속 강화, '사회적 거리두기' 준수 안내방송 송출 등을 시행하지만, 일부 네티즌들은 공원을 일시적으로 전면 폐쇄해야하지 않느냐며 걱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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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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