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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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항공업계에서 첫 희망퇴직 사례가 나왔다. 이스타항공은 전체 인력의 40% 가량을 줄이기 위해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신청이 적을 경우 정리해고를 강행할 방침이다.

하늘길이 끊겨 고사위기에 처한 항공업계에서 대규모 구조조정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오는 3일부터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신청자가 목표치에 미치지 못하면 정리해고를 진행한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지난 1일 직원들에게 보냈다.

이스타항공은 현재 1683명인 직원을 930명까지 줄인다는 계획이다. 2차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신청자가 구조조정 목표치 750여명에 미달할 경우 정리해고하는 수순을 밟는다. 이달 중 구조조정 대상자를 확정·통보하고, 다음달 31일에는 정리해고를 진행할 계획이다.

노사는 희망퇴직 기준과 보상 범위를 두고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지난 2월부터 직원들에게 월급 지불이 밀리고 있는 상황인 만큼 퇴직하더라도 위로금이 없을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저비용항공사(LCC) 사정에 비춰 이스타항공의 구조조정 사례는 다른 항공사들로 번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코로나19가 세계적 대유행(팬데믹) 상태로 접어들면서 하늘길이 사실상 '셧다운' 상태이기 때문이다. 유·무급휴직 확대 등 자구책으로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지만 타개책이 나오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한 LCC업계 관계자는 "연이은 휴직 속 이스타항공 소식이 남의 일이 아닌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대형항공사(FSC)들도 상황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국내 1위 항공사 대한항공은 전 직원을 대상으로 유급휴직을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미 절반 이상의 직원이 무급휴직에 들어가 이달부터 절반 미만의 인력으로만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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