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연인끼리 승용차로 이동
비대면 트레킹·등산 즐겨
캠핑장·독립형 리조트 꽉 차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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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여행·레저’가 시나브로 뜨고 있다. 강원권 리조트는 뜻밖의 특수를 누리는 ‘딴 세상’이다. 가족형 장박(장기숙박), 차박 캠핑(자동차를 활용한 캠핑), 나홀로 트레킹 등 ‘폐쇄형 언택트 액티비티’가 크게 늘었다. 3월 말로 접어들면서 이런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주요 리조트 주말 투숙률이 90%까지 치솟았다. 캠핑장은 예약이 어렵다. 강원 지역 리조트 관계자는 “동반자 외에는 다른 사람과 접촉할 일이 별로 없는 게 장점으로 통하는 것 같다”고 했다. 강원의 인구 밀도는 ㎢당 90명(2018년)으로 전국 최저, 서울(1만6034명)의 180분의 1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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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실 1065실을 갖춘 강원 고성의 소노호텔&리조트 델피노와 속초의 롯데리조트(369실)는 지난주와 이번 주말 예약률이 모두 90%를 넘겼다. 양양 쏠비치(414실)는 만실을 기록했다. 롯데리조트 관계자는 “평일로 치는 일요일까지 80%를 넘겼다는 게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이들의 공통점은 체크인 후 다른 투숙객과 마주치지 않고 독립된 생활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음식을 방안에서 해결하고, 차를 타고 이동하며, 인적이 드문 해변을 거니는 ‘격리형 힐링’을 주로 즐긴다. 혼자 오는 ‘혼행족’도 부쩍 늘었다. 고성 켄싱턴리조트 설악밸리 관계자는 “한 달가량 숙박하겠다는 장기 손님도 예전보다 많아졌다”며 “해외나 다른 지역으로 못 가는 고객들이 다 강원도로 쏠리는 것 같은 느낌”이라고 했다.

한때 폭발했다가 시들해진 캠핑의 인기도 되살아났다. 쇼핑과 관광 등을 위해 밀집지역 이곳저곳을 다닐 필요가 없다는 게 장점이다. 경기 가평의 호명산두레캠핑장은 비수기인 2월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오히려 많았다. 주말은 물론 주중 이용객이 늘어 코로나19로 폐업 위기에 처한 대다수 여행업계의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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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외 캠핑장 텐트 간 거리는 최소 5∼6m, 최대 10m 이상이다. 실내 활동에 비해 바이러스로부터 비교적 안전하다는 인식을 갖게 하는 배경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고 자동차나 캠핑카를 끌고 오기 때문에 사람과의 접촉을 최소화할 수 있다.

호명산두레캠핑장 관계자는 “다 자급자족이어서 그런지 민폐를 줄 수 있다는 심리적 부담도 덜 한 듯하다”고 말했다.

걷기 여행과 등산, 자전거 타기도 새삼 인기를 끌고 있다. 코로나19가 가져온 ‘솔로(solo) 액티비티’의 재발견이다. 가족이나 연인끼리, 또는 혼자서 다니는 데다 사람이 많지 않은 길을 목적지로 삼는 게 사람들을 끌어모은다는 분석이다.

관련 상품 판매도 폭발적인 증가세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2월 17일부터 지난 5일까지 온라인몰 스포츠 상품 매출을 분석한 결과 혼자 즐길 수 있는 운동용품 매출이 지난해 동기보다 크게 늘었다. 등산용품은 157.8%, 자전거용품은 1680%, 캠핑용품은 68.5% 각각 늘었다. 국산 캠핑용품 업체인 캠핑ABC 장홍근 대표는 “코로나19 탓에 힘들 것으로 예상했는데 의외다. 업계도 놀라고 있다”고 말했다.

강원도 여행 붐을 탄 이색 항공 상품도 등장했다. 양양공항에 터를 잡은 저비용항공사(LCC) 플라이강원은 지난 25일 6종의 ‘인피니 티켓(infini ticket)’ 패키지를 내놨다. 이 항공사가 운항하는 국내외 전 노선을 6개월 동안 무제한 이용할 수 있어 파격적이라는 평을 듣는다. 어린이날과 추석 등 일부 공휴일을 빼고 평일과 주말, 성수기에도 이용할 수 있다. 가격도 49만5000원부터 399만원까지 패키지 종류에 따라 다양하다.

뜻밖의 특수가 마냥 반가운 것만은 아니다. 사람들이 늘수록 걱정이 함께 는다는 게 역설적이다. 한 리조트업체 대표는 “자칫 확진자라도 한 명 나오면 무너질 수도 있기 때문에 철저하게 방역관리를 하고는 있지만 아슬아슬한 심정”이라고 털어놨다.

최병일 여행·레저 전문기자/안재광/이선우 기자 skycb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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