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s] X, Y 그리고 Z

[박찬 기자] 뉴스보다 ‘유튜브(Youtube)’ 플랫폼을 통해 세상의 소식을 먼저 전달받고 아마추어 크리에이터를 꿈꾼다. 문자 메시지보다 ‘인스타그램(Instagram)’에서 친구들과 소통하기를 선호하며 사회적인 의견을 피력하기도 한다. 일명 ‘Z(Generation Z)’라고 불리는 이 세대는 나만의 삶을 적극적으로 추구하며 그 과정을 자유롭게 표현한다. 다시 말해서 개인주의적 성향이 두드러지는 세대인 셈.

Z 세대를 정확하게 구분하는 기준은 없으나 통계학자들은 일반적으로 1997년생부터 2010년대 중반까지로 책정한다. 급속도의 경제 발전 속에 태어나 자랐으며 풍요로움을 누린 X 세대, 기성세대들과 문화적 괴리가 심해 교육정책의 혼선이 빚어졌던 Y 세대를 거치며 ‘표현의 방식’ 또한 발전한 이들은 개방적인 사고관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이전의 세대와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 미디어 콘텐츠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던 이전 세대들에 비교했을 때 시간적, 공간적 제약에서 벗어나 다원화된 커뮤니케이션을 나눈다는 특성이 있다. 다른 도시, 다른 나라를 막론하고 또래 친구, 혹은 전 세계적 저명인사에까지 적극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것. 그만큼 새로운 정보를 탐색하고 수많은 정보를 학습하게 돼 실용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Z’s] X, Y 그리고 Z

2020년을 기점으로 소비 트렌드에 미치는 영향력이 더욱 거세질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측. 그것은 현실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의류, 전자기기 등 다양한 제품군에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여가가 짧아 오프라인보다 온라인 구매 비중이 높은 이들은 호불호를 적극적으로 표현한다는 점이 특징. 해외 직구 시장을 지목하며 ‘하이 패션 웨어(High Fashion Wear)’에 눈을 떴다는 점도 인상 깊다. 이번 기획 기사에서는 Z 세대의 패션과 그에 따른 마케팅 트렌드에 대해 탐구해보고자 한다.

‘웨어러블함(Wearable)’에 주목하다
[#Z’s] X, Y 그리고 Z

Y 세대가 단정하고 베이직한 아이템을 원하는 반면에 Z 세대는 편안하고 기능적인 아이템에 주목한다. 청소년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의류가 몸에 꽉 끼는 원피스가 아니라 여유롭고 와이드한 핏의 캐주얼 웨어인 것처럼 신경 써서 꾸민 듯한 스타일링보다는 내추럴한 스타일링에 관심이 있다. 때로는 ‘미스 매치(Miss Match)’처럼 보는 패션도 그 모습 자체를 재밌다고 생각해 일상생활 속에서 착용하기도 한다.

그들이 웨어러블함에 눈을 돌린 데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다. 첫 번째로 ‘애슬레저 룩(Athleisure Look)’의 발달이다. 스포츠 웨어와 요가 웨어를 합친 애슬레저 룩은 운동복의 DNA를 지녔지만 편안하기 짝이 없는 패션으로 스포티한 디자인을 갖추고 있다. 셀럽들이 런웨이와 공항, 공연 무대 등 다양한 장소에서 보여주며 더욱더 자리 잡게 된 것.
[#Z’s] X, Y 그리고 Z

두 번째는 ‘유스 컬처 웨어(Youth Culture Wear)’의 열풍이다. 패션을 통해 신념을 표현하는 행위 자체가 더 이상 의미가 없는 상업적 시대인만큼 포스트 소비에트 시절의 비주류적 매력이 청소년들을 사로잡고 있다. ‘고샤 루브친스키(Gosha Rubchinskiy)’나 ‘뎀나 바잘리아(Demna Gvasalia)’의 출현은 이러한 배경에서 출발했다. 각기 다른 방식으로 당대의 미학을 추구하는 그들은 거친 청춘을 표방하면서도 런웨이 위의 우아함을 그리기도 한다. 스케이트보드 문화나 언더그라운드 힙합 문화에 빠진 Z 세대는 완벽한 핏보다는 오히려 늘어진 모습을 원하는 것.

세 번째는 ‘젠더리스(Genderless)’ 트렌드의 영향. 문화적, 사회적으로 자신의 성에 대한 차별점을 두지 않는다는 의미로 남녀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을 타파한다는 특성이 있다. 젠더리스 트렌드는 패션, 뷰티업계에서 뚜렷하게 나타나는데 이에 따라 남녀 양쪽에서 터부시되던 스타일링을 공유하기도 한다. 각진 파워 슈트 패션을 즐기는 여성과 ‘포 맨(For Men)’ 혹은 ‘옴므(Homme)’ 표시를 지운 코스메틱 제품이 대표적인 예.

하이 패션의 대중화
[#Z’s] X, Y 그리고 Z

소량 생산, 엄청난 고가로 유명한 하이 패션은 201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청소년이 생각할 수 없던 개념이었다. 가격 측면의 부담감이 컸던 만큼 대중화와 보편화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유니크한 분야였던 것. 1980년대 미국 미디어의 상업주의에 영향을 받은 하이패션은 집단보다는 개인, 통일보다는 개성을 보여주며 예술적 특성을 갖추었다. 그 결과로 우리는 표현의 자유보다는 ‘소유 강박증’에 걸리며 다른 사람의 패션을 눈여겨보는 경쟁 시대에 돌입했다. 이렇듯 청소년과 하이패션은 그만큼 괴리감 있는 관계였다.

이러한 하이 패션의 접근성을 늘린 데에는 ‘신자유주의(Neo-liberalism)’의 세계화가 앞장섰다. 이전의 자유주의와는 다른 시장의 자생적 질서를 인정하는 신자유주의는 무질서한 시장에 도덕성을 부여하는 이론이다. 경제적 자유가 정치적, 개인적 자유로 이어진다고 말하는 이 학파는 무역의 차별점을 분쇄했으며 하이 패션 웨어의 보급을 이룩하게 되었다. 내셔널 브랜드가 무너지며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디자이너 브랜드가 더욱더 주목받게 된 상황.

길거리에서 ‘구찌(Gucci)’의 시그니처 스니커즈 ‘라이톤 슈즈(Rhyton Shoe)’를 신은 청소년을 쉽게 볼 수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콧대 높았던 유명 디자이너들도 아티스트적 성향을 벗어던지고 더욱더 실용적이고 트렌디한 모습을 선보이며 대중들에게 다가오고 있다. 온라인 몰과 편집숍 입점을 통해 소비자와 가까운 지점을 찾아 직접적인 소통을 원하는 것.

가격대에 있어서 넓은 스펙트럼의 선택권을 갖춘 Z 세대는 때로는 저렴한 트레이닝 복을 걸치기도 하며 값비싼 재킷을 착용하기도 한다. 이러한 강점을 통해 다양한 제품을 믹스 매치할 수 있게 된 것. 정보 매체가 다원화된 사회인만큼 SNS에서 새로운 트렌드를 선도하기도 하며 그걸 따라가기도 하는 그들이다. 그동안의 세대가 일방적인 소통을 보여줬다면 Z 세대는 그것에서 더 나아가 양 방향적인 소통을 지향하며 모두가 ‘창조주(Creator)’ 개념에 가까워진 셈이다. (사진출처: 빌리 아일리시, Fucking Young!, 헤일리 비버, 빌보드 공식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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