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역사

▲ 동남아시아사 = 소병국 지음.
동남아시아 역사를 전공한 교수가 섞이고 합치고 갈라지며 생동한 동남아시아 2천년 역사의 파노라마를 펼쳐 보인다.

동남아시아에서 바다와 강은 '탁월한 유동성'을, 산악 지형과 밀림은 '깊은 고립성'을 부여한다.

또 희박하고 분산된 인구 밀도는 인력 동원과 통제를 어렵게 만들었다.

이러한 특성에 영향을 받은 동남아시아는 서양이나 동북아시아 등의 계서(階序)가 강한 피라미드 구조와 달리, 동심원의 중심 세력과 주변 세력들이 후견인-피후견인 관계를 바탕으로 느슨하게 연결된 '만달라 형태' 구조를 띠었다.

서기전 150년부터 300여년간 이 지역은 인도문화와 중국문화의 강한 영향을 받았으나 동남아시아인들은 이들 문화를 전면적으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선택적으로 수용하고 변용해서 자신들의 토착문화에 접목했다.

동남아시아인들은 대부분 인도의 카스트제도를 수용하지 않았고 힌두교와 불교 예술을 독자적으로 해석했다.

중국 한자·유교 문화의 영향권 아래 있었던 베트남도 중국과 비교해 여성이 높은 사회적 지위를 가졌고 촌락이 강한 자치권을 행사했으며 중국어에서 많은 어휘를 차용하면서도 독자적인 언어를 발달시켰다.

이처럼 오래전부터 동서 문명의 교차로였던 이 지역에서 터 잡고 살아간 사람들은 다가오는 모든 문명을 포용하되 창의적으로 융합해 자신들만의 독특한 사회와 국가를 형성하고 발전시켜나갔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책과함께. 840쪽. 3만8천원.
[신간] 동남아시아사·전쟁의 심리학

▲ 전쟁의 심리학 = 귀스타프 르 봉 지음, 정명진 옮김.
제1차 세계대전의 원인을 심리학적으로 파고든 프랑스 사회심리학자 귀스타프 르 봉(1841~1931)의 고전이다.

모든 전쟁이 그렇듯 제1차 세계대전의 원인도 이성적으로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 저자의 지론이다.

독일 수출액 중 상당 부분을 차지하던 프랑스, 러시아와 평화로운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독일로서는 번영을 계속 구가할 수 있는 길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제 막 영국과 어깨를 겨루게 된 독일이 전쟁을 택한 것은 어떤 면으로도 이로울 수가 없는 선택이었다.

저자는 전쟁을 심리학적으로 연구하는 데 필요한 일반적 원리와 현대 독일의 진화 과정을 살핀 후 전쟁의 직·간접 원인을 분석한다.

그 결과 독일 지도자들이 빠졌던 '범게르만주의'라는 망상이 전쟁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저자는 "이성이 전쟁을 일으킨 경우는 절대로 없다.

전쟁에서 이성은 주인이 아니고 노예이다"라거나 "집단적인 의견은 너무나 빨리 아주 강한 힘이 되고, 그렇게 되면 그 힘을 창조한 사람들마저 더는 그것을 통제하지 못하게 된다"는 말로 전쟁의 무모함, 몰이성적 행태를 강조한다.

부글북스. 484쪽. 2만2천원.
[신간] 동남아시아사·전쟁의 심리학

▲ 행복의 역사 = 미셸 포쉐 지음, 조재룡 옮김.
고대 그리스부터 중세와 근대를 거쳐 오늘날 자본주의 사회에 이르기까지 인간이 행복을 어떻게 인식해 왔고 역사와 사회는 어떻게 행복을 규정했는지를 문학, 예술, 사회, 정치, 역사 등 다양한 관점에서 접근한다.

저자에 따르면 고대 그리스인에게 행복은 신에게서 하사받은 신성한 특권도 아니었고 억눌린 욕망을 분출하던 축제에서 비롯하지도 않았다.

행복은 오히려 '철학'이라고 부르는 지적 활동을 가능하게 하는 지혜의 결과였다.

중세에 이르러 행복은 구원을 얻는 데 더 밀접하게 관여한다.

이 시대에 인간은 자기 운명을 완수하고 신에게 구원받아야 하는 사명을 바탕으로 행복을 꿈꾼다.

르네상스기에 이르면 행복을 인수할 임무는 문예에 능한 인간, 이성적 존재에 부과된다.

16세기 인본주의자들이 꿈꾼 행복은 자유를 훔쳐낸 자가 누리는 행복이자 신에게서 해방되며 얻는 행복이었다.

저자는 이처럼 행복해지려는 동기가 개인과 시대, 문명에 따라 얼마나 다르게 형성돼 왔는지를 보여주며 낭만주의 시대 불안한 행복에서 현대 자본주의에서 돈이 보장하는 행복이 형성되는 과정을 짚어간다.

또 달라이 라마와 톨스토이의 행복론에서 현대 사이버 공간을 창조한 석학들의 견해에 이르기까지 행복에 관한 다양한 사유를 소개한다.

이숲. 312쪽. 1만8천원.
[신간] 동남아시아사·전쟁의 심리학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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