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733명, 코로나19 예방수칙 준수여부 점검…일부 교회 반발
마스크 쓴 등록교인만 발열체크 후 입장시키고 간격 유지 노력 보이기도
대전시 예배현장 점검에 일부 교회 "교회가 코로나19 근원지냐"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종교시설·실내 체육시설·유흥시설 운영을 15일간 중단해달라고 강력히 권고한 다음 날인 22일에도 대전지역 많은 교회에서 현장 예배가 진행됐다.

대전시 공무원들이 교회를 직접 찾아가 코로나19 예방수칙 준수 여부를 점검하는 과정에서 일부 교회는 예배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반발하기도 했다.

대전시는 이날 예배를 열겠다는 교회 733곳에 공무원을 1명씩 보내 감염병 예방수칙 준수 여부를 점검하도록 했다.

마스크 착용, 발열 등 증상 체크, 유증상자 등 고위험군 출입 금지, 손 소독제 사용, 예배 전후 내·외부 방역 및 환기, 예배참석자 간 일정 거리(1∼2m) 유지, 식사 제공 금지, 책임자 지정, 참석자 명단 작성·관리 등 문화체육관광부가 제시한 8가지 수칙을 지키는지를 중점적으로 살폈다.

김재혁 정무부시장과 한선희 문화체육관광국장도 대형 교회를 직접 찾아가 온라인 예배로 전환을 강력히 권유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교회가 강한 불만을 표시하며 시 점검반 출입을 막아 승강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한 대형 교회 담임목사는 "교회가 최선을 다해 협력하는데도 마치 교회가 코로나19 확산의 근원인 것처럼 분위기를 몰아가는 데 심히 우려를 표한다"며 "직장인에게 출근이 중요한 것 못지않게 우리에게는 예배가 소중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공무원은 매일 출근하면서 교회에 현장 예배 중단을 권고하는 것은 앞뒤가 안 맞는다"고 반발하기도 했다.

김재혁 정무부시장은 "교회뿐 아니라 PC방, 노래방 등 감염 위험 요소가 있는 전 분야를 찾아다니며 호소하고 있다"며 "2주만 자제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대전시 예배현장 점검에 일부 교회 "교회가 코로나19 근원지냐"
현장 예배를 진행하는 교회들도 코로나19 예방 수칙을 준수하려 노력은 하고 있다.

대전에서 손꼽히는 대형 교회인 서구 만년동 새로남교회는 이날 마스크를 쓴 등록교인만 정문 안으로 들어가도록 했다.

교인들은 이어 손 소독을 하고 체온을 재고, 참석자 명단에 사인한 뒤에야 예배당 안으로 입장할 수 있었다.

예배당 안에서도 4∼5명이 앉는 긴 의자에 한 사람씩만 앉는 등 교인 간 거리 두기를 해 빈 자리가 많이 보였다.

코로나19 사태가 벌어지기 전에는 2천∼2천200명이 예배에 참석해 빈자리를 찾기 어려웠지만, 이날은 167명만 참석했다고 교회 측은 설명했다.

다른 대형 교회인 서구 갈마동 중문교회에도 현장 예배가 진행됐다.

교인들은 발열체크, 마스크 착용 등을 점검받고서 예배당에 들어가 간격을 띄어 앉아 예배를 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