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고속도로 소통 비교적 원활…서울 방향 정체 오후 5∼6시 최대
'완연한 봄' 조심스레 공원 나들이…명동거리·PC방은 한산
완연한 봄 날씨를 보인 일요일 22일 따사로운 햇볕과 봄바람을 즐기려는 일부 시민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걱정하면서도 조심스럽게 도심 속 자연 공간으로 향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서울 낮 기온은 16도로 포근했고,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맑았다.

미세먼지 농도도 '보통' 수준이었다.

완연한 봄 날씨에 여의도와 반포 한강공원은 나들이를 나와 도시락을 먹거나 자전거를 타는 등 야외 활동을 즐기는 시민들이 다수 보였다.

서울 동작구 보라매공원에도 봄 햇살을 받으며 산책을 즐기려는 가족 단위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다만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했고, 잔디밭의 돗자리 역시 띄엄띄엄 거리를 두고 펼쳐둔 모습이었다.

남편과 오랜만에 햇볕을 쬘 겸 나왔다는 임명희(68)씨는 "코로나19 이후로 특별한 일이 없으면 외출을 자제하고 있었는데, 간만에 따뜻하고 날씨가 화창해서 마스크를 끼고 나왔다"며 "이렇게 평범한 일상이 소중하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다"고 말했다.

연인과 여의도 한강공원에 자전거를 타러 왔다는 김모(30)씨는 "탁 트인 공원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며 "오랜만에 바깥 공기를 쐴 수 있어 기분이 좋다"고 했다.

'완연한 봄' 조심스레 공원 나들이…명동거리·PC방은 한산
화창한 날씨에 일부 공원은 활기를 띠었지만, 서울의 대표적 번화가 명동 거리는 여전히 썰렁한 모습이었다.

길거리 음식을 팔던 포장마차도 모두 철수했고, 의류 매장과 화장품 매장에도 손님을 찾아볼 수 없었다.

명동거리에서 만난 이모(69)씨는 "그동안 외출을 자제하다가 오랜만에 남편과 외식을 하러 나왔다"며 "오전 11시 30분에 식당에 들어갔는데 '오늘 첫 손님'이라고 해서 깜짝 놀랐다.

주말인데도 정말 사람이 없는 것 같다"고 했다.

다중이용시설에서의 코로나19 집단 감염 사례가 나온 탓인지 PC방·코인노래방 등도 한산했다.

이날 정오께 좌석 100여개가 있는 서울 종로구의 한 PC방에는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손님이 7명에 불과했다.

이곳에서 문서 작업을 하던 대학생 A(25)씨는 "학교 과제를 해야 하는데, 노트북이 고장 나서 어쩔 수 없이 방문했다"며 자리 간 간격이 넓긴 하지만 코로나19가 우려돼 할 일만 하고 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근처의 한 코인노래방 입구에는 '리모컨 등을 철저히 소독하고 있으니 안심하고 이용하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지만, 대부분의 방이 비어 있었다.

기타를 등에 메고 이곳을 찾은 이모(22)씨는 "노래 연습을 하러 평소에 자주 온다"며 "오늘은 마스크를 쓰고 마이크 커버도 씌운 상태로 노래를 불렀다"고 말했다.

전국 고속도로는 대부분 소통이 원활하지만, 강원권과 수도권 일부 구간은 다소 혼잡한 상태다.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지난 주말에 비해 교통량이 증가했지만, 강원권 일부 구간과 수도권 상습 정체 구간을 제외하고는 비교적 소통이 원활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오후 3시 30분 현재 서울 방향 고속도로는 경부선 8㎞, 서해안선 19㎞, 영동선(인천방향) 29㎞, 양양선 11㎞ 등 구간에서 차들이 시속 40㎞ 이하로 서행하고 있다.

서울 방향 고속도로 정체는 오후 5∼6시께 정점에 이르렀다가 오후 8∼9시께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지방 방향 고속도로 소통은 원활하겠다.

한국도로공사는 이날 전국 교통량을 총 340만대로 예상했다.

이중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29만대,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33만대가 오갈 것으로 예측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