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 맡은 김행신 명예교수 별세에, 후배 전남대 교수·제자들 나서 완성
'동양의 잔다르크'…서대문역사공원 유관순 동상 원형 완성
서울 서대문 역사공원에 세워질 유관순 동상의 원형을 전남대 미술학과 제작팀이 우여곡절 끝에 완성했다.

이 동상은 최초 김행신 전남대 명예교수가 제작에 나섰으나, 김 교수가 갑작스럽게 별세하면서 후배 교수들과 제자들이 뒤이어 제작에 동참했다.

전남대학교는 미술학과 김대길·박정용 교수 제작팀이 지난해 말부터 착수한 높이 4m, 폭 1.8m 크기의 대형 유관순 열사 동상 제작을 위한 점토 원형 제작을 마무리했다고 20일 밝혔다.

'동양의 잔 다르크'라는 주제로 만들어진 동상은 맨발에 태극기를 움켜쥔 유관순 열사의 모습을 표현했다.

앙다문 입과 결의 찬 표정, 치마저고리를 입고 태극기를 높이 든 자세 등에서 '대한독립'을 바라는 유 열사의 굳은 의지가 역동적으로 표현됐다.

이 동상은 지난해 유관순열사기념사업회가 유관순 순국 100주년을 맞는 2020년에 세우기로 했다.

그러나 제작을 맡은 김행신 전남대 명예교수가 지난해 10월 갑자기 별세하면서 계획에 차질을 빚게 됐다.

이에 김 명예교수의 딸이자 전남대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김시내 조각가가 김대길 교수와 대책을 상의했다.

김대길, 박정용 교수 등이 김 명예교수에 이어 동상 제작에 나서기로 하면서 극적으로 동상 제작이 재개됐다.

제작에는 전남대 박형오·윤종호 강사, 대학원생·학부생들이 함께 참여했고 고증은 복식 전문가인 양숙향 순천대 교수와 이태호 명지대 명예교수가 맡았다.

점토로 제작된 유관순 동상 원형은 브론즈 틀에 구리를 녹여 붓는 '주물성형작업'을 마치면, 동상(銅像)으로 완성돼 서울 서대문 역사공원에 세워진다.

김대길 교수는 "조각상 작업은 야외 공간에 놓여 비례와 빛의 위치 등까지 고려할 사항이 많았다"며 "유관순 조각상은 장충동 등 서울의 다른 곳에도 이미 있지만, 서대문형무소라는 역사적 의미가 깊은 곳에 세워지는 것을 고려해 후대에 각인되는 작품을 만들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이어 "역사적인 공간에 전남대학교가 작품을 세울 수 있게 돼 자랑스럽다"며 "리얼리티에 강하고 손끝이 매서운 것으로 정평이 나 있는 전남대 출신 조각가들의 실력을 발휘했다"고 말했다.

'동양의 잔다르크'…서대문역사공원 유관순 동상 원형 완성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