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민미술관 '새일꾼 1948-2020' 전
예술로 재해석하는 한국 선거사 72년
'투표는 애국민의 의무, 기권은 국민의 수치' '총선거로 독립문은 열린다'
우리나라 첫 민주 선거인 1948년 5월 10일 총선거 홍보 포스터 문구다.

대한민국 제헌국회를 구성하는 의원을 선출한 이 선거를 시작으로 '민주주의의 꽃'으로 불리는 선거는 대한민국 역사를 만들어왔다.

제21대 총선을 앞두고 광화문 일민미술관에서 오는 24일부터 여는 전시 '새일꾼 1948-2020: 여러분의 대표를 뽑아 국회로 보내시오'는 72년 선거사를 돌아보고 예술적으로 재해석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공동주최하는 이번 전시는 선관위 기록보존소 소장 사료 400여점과 신문 기사 등을 통해 선거 역사를 돌아보는 아카이브전 형식으로 마련됐다.

역대 선거 홍보물 등을 선보이는 전시는 종종 열렸지만 이번 전시는 예술이 어우러진다는 점에서 색다르다.

동시대 예술가 21팀이 설치, 회화, 영상, 퍼포먼스 등 다양한 방식으로 선거의 의미를 묻는다.

최하늘의 조각상 '하늘몽'은 한국 사회에서 트랜스젠더, 미혼모, 동성애자, 난민, 이주노동자 등이 국회의원으로 선출되는 순간을 상상하며 소수자 정치 참여 문제를 다룬다.

양경렬의 그림 화면에 등장하는 대상은 똑바로 서 있기도 하고 상하가 뒤집혀 있기도 하다.

여러 시점이 뒤섞인 회화는 서로 다른 시각과 인식, 기대와 선택이 교차하는 복잡다단한 사회를 연상시킨다.

선거는 개인 참여를 통해 민주주의 가치를 실현하는 장이다.

이번 전시에서도 참여의 가치를 강조하는 관객 참여형 작품들이 눈에 띈다.

천경우의 '리스너스 체어(Listener's Chair)'는 광화문 광장과 전시장 내부를 연결한다.

광장 스피치룸에서 수집한 다양한 사람들의 목소리가 전시실 무대 위 24개 의자와 헤드셋을 통해 각기 다른 목소리로 관객들에게 전달된다.

놀공의 '반드시 해내겠습니다!!!'는 지난 19번의 대통령선거를 다시 경험하게 하는 관객참여형 게임이다.

관람객들은 후보자 이름과 정당을 지우고 오로지 공약만으로 판단해 재투표하고, 자신의 선택을 돌아본다.

다양한 연계 프로그램도 마련한다.

'위클리 보트'(Weekly Vote)는 매주 특정 주제를 놓고 관람객 투표를 진행한다.

'K-팝 아이돌을 대상으로 한 군면제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 '나는 공중파 뉴스보다 유튜브를 신뢰한다', '광장에서의 시위나 집회는 무조건 허용돼야 한다' 등을 놓고 투표가 실시된다.

이 밖에 밀레니얼 세대 전자음악가들이 협업해 미래 세대에 들려주는 앨범 '도래하지 않은 이들을 위한 노래'가 제작되고 공연도 열린다.

관람료는 무료이며, 전시는 6월 21일까지 계속된다.

예술로 재해석하는 한국 선거사 72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