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해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 토씨까지 동일한 내용의 글이 잇따라 올라와 SNS상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와 관련한 허위 정보여서 사회 불안을 조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급증한 '복붙'(복사해서 붙이기) 게시글 중 대표적인 사례는 '요즘 코로나 때문에 방콕'이라는 제목의 글이다.

글쓴이는 "코로나 때문에 '방콕'하고 있으려니 답답하고 성질이 나서 글을 올린다"며 "이번 코로나 슈퍼전파자 1순위는 중국인들을 막지 않은 문재인 대통령"이라고 주장했다.

이 글은 지난 4일 오후 4시24분부터 50분까지 네이버 양육자 카페와 요리, 독서, 경제학, 타로 카페 등 12개 카페에 연달아 게시됐다.

글쓴이는 카페마다 'X지사', 'X그린' 등 3가지 작성자명을 번갈아 가며 사용했지만 작성자 아이디는 모두 'sb******'로 동일했다.

[SNS 세상] 코로나19 관련 글 잇단 '복붙'…처벌 가능성은?
게시글은 정부의 코로나19 대처를 비판하거나 특정 정치인을 지지하는 등 다양한 내용을 담고 있지만 올라오는 방식은 유사했다.

'마스크 5부제 실시 이야기 들으셨나요?'라는 게시글도 지난 6일 오전 10시22분부터 거의 1시간 동안 10개 인터넷 카페에 올라왔다.

이 글 역시 작성자 아이디가 같았지만 작성자명은 카페 특성에 맞게 바뀌었다.

예컨대 일반적인 카페에서 별명이 'ABC'라면 양육자 카페에는 'AB맘'인 식이다.

특정 기초자치단체장을 지지하는 글도 발견됐다.

'권영진 대구시장 멋지네여 ㅎ'라는 제목의 게시글도 지난 6일 네이버 카페 4곳에 똑같이 올라온 것이 확인됐다.

글에는 권시장이 지난 6일 신천지가 기부한 성금 100억원을 거부한 것에 대해 '나라면 옳거니 하고 받았을 것'이라는 내용이 담겨있다.

이 글 역시 작성자 아이디가 모두 같았다.

동일한 아이디가 올린 글이라는 것이 밝혀져 게시글이 삭제된 경우도 있다.

'마스크가 긴급히 필요한 이들을 위해 자신은 구입하지 않겠다'는 결심을 담은 게시글은 아이디 주인이 동일한 것으로 밝혀지며 SNS상에서 논란이 됐고, 대부분 카페에서 삭제됐다.

누리꾼들은 이 같은 글들이 여론 선동용으로 보여 당혹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트위터 아이디 '들**'은 "최근 맘카페에 허다하게 퍼지는 가짜뉴스나 유언비어, 허위사실이 난무하는 현상이 선을 넘은 것 같다"고 비판했다.

네이버 아이디 '진천*******'는 "하루종일 집에만 있어서 휴대전화만 봐 정보를 더 많이 아는데 우리가 바본 줄 아냐"며 지적했고, '신기****'도 한 양육자 카페에 "제목 보고 깜짝 놀랐다.

댓글 알바를 풀듯이 게시물 알바도 풀었다는 의심이 간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복붙' 게시글이 가짜뉴스를 확대 재생산할 경우 다음달 총선에 영향을 줄 수도 있는 만큼 당국이 법적 조처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항섭 국민대 사회학과 교수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커뮤니티에서는 댓글, 게시글 등 다양한 형태로 의견이 표출되고 때론 그것이 정치적 행동으로 나타나기도 한다"며 "현재보다 더 강하게 처벌 수위를 높이지 않는 이상 이같은 여론 선동 문제를 해결하긴 어려워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경찰청 사이버수사과 관계자는 "커뮤니티 내 똑같은 내용을 작성했다고 해서 무조건 처벌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내용이 허위사실이나 정보 조작 등의 소지가 있으면 여러 법령에 따라 처벌될 수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