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매 단위 마스크 입고돼 2매씩 재포장 판매
▽ 일부 약국 어린이용 잔뜩 들어오기도
▽ 식약처 "다음 주에는 수요 반영해 배부 예정"
서울 용산구 효창동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심모씨(53)가 13일 '공적 마스크'를 2매씩 재포장하고 있다./사진=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서울 용산구 효창동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심모씨(53)가 13일 '공적 마스크'를 2매씩 재포장하고 있다./사진=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공적 마스크 5부제' 시행 첫 주의 평일 마지막 날인 13일 일부 약사들이 마스크 재포장 업무로 '이중고'를 겪는 상황이 이어졌다. 이른 아침부터 마스크 구입 희망자가 몰린 상황에서 5부제 설명과 함께 마스크 포장에 시간이 걸리자 사람들의 불만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서울 효창동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심모씨(53)는 "공적 마스크 250매가 모두 5매 단위로 포장이 되어 들어왔다"며 "2매로 판매제한이 되어 있으니 직접 낱개 포장을 해야 한다"고 한숨을 쉬었다. 심씨는 "어제도 상황이 똑같았는데, 줄을 서 있던 한 손님이 '왜 이렇게 시간이 오래 걸리냐'며 소리를 지르더라"면서 "약사들의 입장도 생각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일부 약국은 5매입 마스크를 나눠 담는 작업 때문에 약 조제업무에도 지장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서울 마포구 신공덕동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박모씨(47)는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하느라 시간이 지연되는 판에 마스크까지 재포장을 하려니 혼자 약국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정말 벅차다"고 울상을 지었다. 이어 "중간에 제조 손님이 오면 그야말로 업무가 마비되는 느낌"이라고 불편함을 호소했다.

약사들이 마스크 재포장 업무로 이중고를 겪고 있지만, 모든 약국에 1매입 마스크가 지급되기는 앞으로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대한약사회 관계자는 "유통 단계에서 5매입과 1매입 마스크를 분류해서 약국으로 보낼 시간적인 여유가 충분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5매입 마스크를 생산하는 공장에는 설비가 5매입 포장에 맞게 설치되어있을 텐데 이를 교체하기는 현실적으로 힘들다"고 덧붙였다.
서울 종로구 서린동의 한 약국에 입고된 성인용 대형 마스크와 어린이용 소형 마스크./사진=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서울 종로구 서린동의 한 약국에 입고된 성인용 대형 마스크와 어린이용 소형 마스크./사진=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약국에 입고된 마스크의 사이즈에 대한 수요가 달라 곤란함을 겪는 경우도 발생했다. 서울 종로구 서린동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한모씨(38)는 "이 지역은 사무실이 많아서 성인용 마스크에 대한 수요가 높다"면서 "그런데 마스크 5부제를 시행한 둘째 날인 지난 10일에는 전체 250매 중 어린이용 마스크가 100매나 들어왔다"고 전했다. 이어 "일부러 어린이용 마스크를 가져다 놓은 것이 아닌데 방문객들은 '성인용 마스크가 없다'며 약사들에게 목소리를 높인다"고 토로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다음주부터는 각 약국별로 마스크 사이즈에 대한 수요를 파악해 물건을 배부하겠다는 입장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지역마다 성인용과 어린이용에 대한 수요가 다르다"라면서 "지난 한 주간의 경험과 판매 데이터를 바탕으로 다음 주에는 좀 더 적절하게 물량을 배부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스크 판매 현장에서 비난이 약사들에게 집중되자 극소수지만 일부 약사들은 공적 마스크 취급을 포기하기도 했다. 대한약사회에 따르면 13일 기준 전체 회원 약국의 1% 정도가 공적 마스크 취급을 포기하기로 했다. 전국의 약국 수가 2만3000여곳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취급을 포기한 약국 수는 200여곳인 셈이다.

약사회 관계자는 "약국에서 공적 마스크를 판매하는 것이 의무사항은 아니다"라면서 "판매를 안 한다고 해서 불이익이 있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약사들이 의무사항이 아님에도 책임감을 가지고 마스크를 판매하고 있으니 구매자분들도 이 점을 이해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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