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와 상관없는 이미지/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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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후 다른 이성에게 호감과 애정을 느낀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A 씨는 30대 초반 유부남이다. 최근 같은 회사에 다니는 미혼 여직원 B 씨에게 호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육체적인 관계나 따로 만남을 가진 적은 없지만 B 씨를 의식하게 되고, 마음이 쏠리게 된 것.

A 씨는 익명을 이용해 자신의 고민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털어놓았다.

A 씨는 "저 스스로도 문제를 인지하고 있고, 이러면 안되는 것도 알고 있기 때문에 어떻게 제 자신을 고쳐나가야 할 지 진심으로 조언을 얻고 싶다"면서 "맹세코 선을 넘지 않았지만, 제 마음이나 시선이 자꾸 가는게 문제인 상황"이라고 고백했다.

A 씨는 B 씨에 대해 "예쁘거나 호감상은 아니고, 몇 년을 같이 일했고, 최근엔 전보다 친해졌다"며 "어느 순간 귀엽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고, 그 여직원이 안보이면 '어디갔을까' 궁금해졌고, 출근하면 그 여직원 자리를 먼저 찾아보고 확인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적으로 개인적인 연락은 한 적이 거의 없다"며 "출근 안하는 날 물어볼 게 있어서 모바일 메신저나 전화를 하긴 했지만, 솔직히 그냥 목소리가 듣고 싶다는 생각이 컸다"고 털어 놓았다.

"제가 이혼 생각이 있는 것도 아니고, 이 여직원이랑 살고 싶다는 마음이 있는 것도 아니고, 아내와 사이는 여전히 좋다"면서도 "여직원과 있을 땐 아내의 문자나 전화가 오면 못 본척하고 B 씨에게 집중한다"면서 푹 빠진 모습을 보였다.

뿐만 아니라 "가까이에서 얼굴을 봤는데 저도 모르게 머리 속으로 '만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며 "요즘엔 예뻐 보이기도 해서 미치겠다"고 전했다.

A 씨의 고백에 "정신차려야 한다"는 조언이 이어졌다. "여직원에게 성희롱으로 고소당하거나 아내에게 이혼소송을 당하거나 둘 중 하나를 당할 수 있다"는 반응도 있었다. 가정이 있는 A 씨가 다른 여성에게 관심을 갖는 것도 문제지만, B 씨의 의사와 상관없이 A 씨가 호감을 표현하는 것 자체가 성희롱이라는 것.

가정있는 직장 상사가 미혼인 후배 여직원에게 일방적으로 호감을 표현해 곤란했다는 경험담도 이어졌다. "회사 유부남이 뜬금없이 립스틱을 사줬다", "쓸데없이 연락해서 솔직히 불쾌하다", "인사할 때마다 웃어 준건데, 그걸 호감으로 착각하더라" 등 B 씨의 입장에 빙의해 불쾌함을 보인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실제로 직장 상사의 일방적으로 호감을 드러내는 건 성희롱으로 대표적인 직장내 괴롭힘으로 꼽힌다. 인권위원회는 지난해 7월 발간한 '성희롱 시정 권고 사례집 제8집'을 통해 "비록 직접적으로 육체적 관계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언동을 한 것은 아니더라도 권력의 우위에 있는 사람이 일방적으로 이성으로 대하고, 그 감정을 표현한 건 '성적 언동 등'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직장내 성희롱은 실제 상황에서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인권위에 따르면 지난 2017년 12월 말 기준 접수된 성희롱 진정은 모두 2344건이며 이 중 209건을 시정권고했다. 209건의 권고 사건을 살펴보면 직접고용 상하 관계가 65.6%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 성희롱 당사자의 지위는 중간관리자(82건, 39.2%), 대표자(56건, 26.8%), 평직원(36,17.2%)으로 조사됐다.

당시 인권위는 "오늘날 성희롱 문제는 친밀감의 표시 또는 개인 간의 내밀한 영역이 아니라 권력 관계에서 발생한 성차별이자, 성적 괴롭힘이라는 사회적 인식이 확장되고 있다"라며 "성희롱에 대한 국민적 감수성이 많이 높아졌음에도 사회 전반에 걸쳐 성희롱 사건은 끊이지 않고 있어 이를 예방하고 시정하기 위한 인식 개선과 교육의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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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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