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2·1983년 시작된 중고생 두발·교복 자율화
[순간포착] '바리캉' 사라진 학교에 불어온 자유의 바람

1980년대 초반 중고등학교 교정에 자유의 봄바람이 불었다.

까까머리와 단발머리가 점차 사라지고 턱밑까지 채우는 상의에 검정 일색이던 교복 대신 다양한 빛깔의 옷이 등장했다.

1982년 3월 1일 두발 자율화, 1년 뒤 교복 자율화로 생겨난 변화였다.

획일화한 교복이 없어진 것은 93년 만이었다.

두발·교복 자율화는 당시 전두환 정부가 군사정권에 대한 비판을 잠재우기 위해 통금해제, 해외여행 자유화와 같은 규제 완화 시책과 함께 실시한 것이었다.

교문에서 바리캉이나 가위를 들고 매의 눈으로 학생들을 지켜보던 학생주임, 담을 넘거나 개구멍을 찾던 학생들도 뜸해졌다.

첫 번째 사진은 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이 보유한 1982년 대한뉴스 '중·고등학생 교복 머리형 자율화' 영상 중 한 장면이다.

두 학생을 보면 머리카락은 상당히 길렀지만 왼쪽은 기존 검정 교복을, 오른쪽은 파란색 점퍼를 입고 있다.

영상에서는 "전국 중고등학교 학생들의 교복이 83학년도 신입생부터 자율화되고 머리 모양은 올해 새 학기부터 자율화됩니다.

교복의 자율화를 내년부터 실시하기로 한 것은 이미 만들어놓은 기성복과 옷감을 소모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주어서 생산업자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이며 앞으로 자유복은 검소하고 실용적인 것이 되도록 할 방침입니다"란 멘트가 나온다.

[순간포착] '바리캉' 사라진 학교에 불어온 자유의 바람

두 번째 사진은 두발 자율화 시행 직전인 1982년 2월 17일 여학생들을 담고 있다.

머리 모양을 보면 쇼트커트가 대부분이다.

이날 연합뉴스는 "여학생들이 바꾼 머리 모양은 대체로 쇼트커트 스타일이었다.

학생들의 머리가 대부분 자율화 이전보다 평균 3㎝가량 길었으나 특출하게 긴 장발은 보이지 않았다.

저학년보다 고학년으로 갈수록 머리가 대체로 긴 편이었다"고 보도했다.

당시 남자 고등학교에 다닌 A씨(56, 회사원)는 "머리를 좀 많이 길러 교감 선생님께 잡혔는데 '미용실 아줌마가 예쁘다 그랬다'고 했더니 학교 얼굴에 먹칠한다고 야단을 맞았던 기억이 난다"고 회상했다.

또 "신발이 까만색에서 하얀색 운동화로 바뀌면서 학교에 신발 도둑이 그렇게 많았다"고 했다.

세 번째 사진은 세월이 좀 더 흘러 교복 자율화가 정착한 1986년 3월 1일 교실 풍경이다.

학생들의 머리 모양이 훨씬 자유로워지고, 옷도 각자 개성에 맞게 입은 것을 볼 수 있다.

[순간포착] '바리캉' 사라진 학교에 불어온 자유의 바람

교복 자율화는 관련 산업에도 영향을 미쳤다.

1983년 4월 16일 연합뉴스는 "해마다 환절기인 3∼4월에 매출액이 연중 가장 크게 떨어졌던 것과는 달리 올 3월에는 학생들의 새로운 수요로 상가마다 예년의 2배 이상씩 판매실적을 올려 호황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자율화 시행 초기 대기업 유명 의류는 가격과 실용성 디자인 면에서 학생과 학부모의 선호도를 충족시키지 못해 부진을 면치 못했다.

교복 자율화는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사복 구매에 따른 가계 부담 증가, 일부 학생의 사치, 학생 교외 생활 지도 어려움 등 각종 문제가 불거지며 결국 1986년 2학기부터 교복이 부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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