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조 19번째 시집 '사람아, 사람아'

'긴 세월 살고 나서/사랑 된다 사랑의 고백 무한정 된다는/이즈음에 이르렀다/사막의 밤의 행군처럼/길게 줄지어 걸어가는 사람들/그 이슬 같은 희망이/내 가슴 에이는구나' (시 '사랑, 된다' 전문)
국내 여성 원로 시인을 대표하는 이름 김남조. 1927년에 대구에서 태어났으니 올해 만 93세가 됐다.

등단해 시를 쓴 세월만 만 70년이다.

시 인생으로 치면 고희인 셈이다.

한 사람 평생에 버금가는 시력(詩歷)인 셈이다.

70년을 그냥 살아도 곡절이 많을 텐데 시를 쓴 세월이 그 정도라면 범인은 감히 짐작도 못 할 내공과 사연이 켜켜이 쌓여있을 듯하다.

그런 노시인이 '충만한 사랑' 이후 3년 만에 19번째 시집을 냈다.

문학수첩에서 펴낸 '사람아, 사람아'이다.

시 인생 70년…1927년생 시인이 부르는 사랑의 노래
노시인은 상수(上壽·100세)를 바라보는 나이에도 사랑을 노래한다.

오히려 예전보다 더욱 정열적이고 적극적으로 사랑을 말한다.

'긴 세월 살고 나서' 이제는 '사랑의 고백 무한정 된다는 이즈음에 이르렀다'는 게 시인의 결론이다.

사랑만 하기에도 인생은 너무 짧다는 깨달음과 지혜의 소산이라고 할까.

더 많이 사랑하고 자주 고백하자고 시인은 거듭 후학들에게 권한다.

평생 1천편 가까운 시를 써오며 가장 많이 다룬 주제가 사랑이라고 한다.

하지만 인생을 더 살고 알아갈수록 그에게는 사랑이 더욱 절실한 모양이다.

시집에 담긴 52편 시에는 사랑이 넘쳐난다.

김남조는 서울사대 국어교육과를 나와 시집 '목숨', '사랑초서', '귀중한 오늘' 등과 수필집, 콩트집 등을 다수 저작을 펴냈다.

한국시인협회장, 한국가톨릭문인회장 등을 지냈고 대한민국예술원상, 만해대상, 3.1문화상, 국민훈장 모란장, 은관문화훈장 등을 받았다.

숙명여대 명예교수다.

/연합뉴스